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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MBK 신경전, 관건은 '1.2조 리캡' "복수의 후보와 협상단계"…이달말 결론날 듯

윤동희 기자공개 2018-04-17 09:37:38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2일 2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 M&A를 두고 매도, 매수인 사이의 치열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다. 양측 모두 급할 게 없다는 입장으로 거래 진척속도를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1일 ING생명보험을 2.5조원에 인수한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공시했다. MBK파트너스는 복수의 후보가 예비실사를 진행한 상황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내용은 공시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일각의 예상처럼 거래가 조만간 타결될지, 거래당사자의 주장대로 장기화 될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현재 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리캡) 인출 작업이 예정대로 이달 말에 이뤄지느냐로 가늠해볼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KB국민은행 등 네 개 금융회사와 자본재조정 작업을 준비 중이다. 1조2000억원 규모의 자본 재조정으로 인출이 완료되면 대부분의 자금은 유한책임사원(LP) 배당재원으로 쓰인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2013년 8월 특수목적회사(SPC) 라이프투자유한회사를 통해 ING생명 지분 전액을 인수했다. 거래금액은 1조8400억원으로 이중 인수금융 규모는 한도대출(RCF)을 제외하고 7200억원 가량이었다. 이 회사는 대출금을 자산으로 하는 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발행했는데 기초 대출금을 전액 상환하며 어음을 조기회수했다. 현재 라이프투자유한회사에는 차입금이 없다는 의미다.

현재 차입금이 없기 때문에 이번 자본재조정 작업은 아예 새로 차입을 일으키는 성격이라고 보는 게 이해가 빠르다. 메자닌 대출 2000억원이 원 계획에서 빠지면서 1조4000억원이 아닌 1조2000억원이 차입규모로 결정됐다. 자본재조정 작업이 개시되던 때의 ING생명 시가는 지분 59.15%를 기준으로 2조4800억원 내외다. 차입규모는 주가의 50% 수준으로 맞춰졌다.

MBK파트너스입장에서는 1조2000억원을 회수하게 되면 신한금융지주 등 인수 후보와의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는 있다.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단기적으로 거래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면 리캡을 병행하면서 매각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 타결이 임박했을 경우 1조원이 넘는 대규모 리캡은 진행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이 신한금융지주로 인수될 경우 바로 차입금을 바로 갈아야 한다"며 "계약을 맺지는 않더라도 협상이 어느 정도 진척이 됐다면 리캡을 매각과 동시에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의 구도는 ING생명을 매도인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ING생명 투자자들은 신한금융지주로의 인수를 부정적으로 봤다. 지난 11일 종가는 3만8450원으로 전일대비 12.21% 급락했고 12일 종가는 3만8500원으로 소폭 오르는 데서 그쳤다. 기업공개 후 주가는 꾸준히 올라 지난 2월 공모가 두 배격인 6만2100원으로 최고가를 찍기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고로 높은 낙폭을 기록한 셈이다.

주가 하락의 이유는 주가하락을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이 크다. 라이프투자유한회사가 ING생명의 지분 59.15%를 소유하고 있고 외국인 보유율이 37.55%다. 대주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분을 해외투자자가 들고 있다는 얘기다. 배당에 박한 신한금융지주로 인수될 경우 ING생명이 앞으로는 배당성향 50%를 넘기지 못할 거란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1년 동안 ING생명 주식 평균거래량은 22만2739주다. 지난 11일에만 115만6205주으로 매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날 순매수 31만243주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이후 뜸하던 공매도가 신한금융지주로의 인수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났던 지난 11일에 갑자기 몰렸다. 4만1727주가 쏟아졌다. ING생명 주식을 두고 공매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주가가 10% 넘게 떨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은 공모당시 외국인 투자자를 위주로 유치했는데 신한금융지주로 인수될 경우 배당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가격협상 시 인수측이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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