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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애물단지 KAI…수익성에도 악영향 지난해 순이익에 직격탄, 주가 하락·매각 불발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8-04-18 08:19:3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7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수익성 약화를 부른 핵심 원인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었다. 지분법평가로 장부에 손익을 반영해야 하게 된 KAI가 대규모 손실을 낸 탓이다. KAI는 지난해 수출입은행 품에 안긴 직후부터 골치덩이 역할만 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개별기준 1782억원대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전년도 1조4873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크게 개선된 수익성이다. 다만 연결기준 순이익은 168억원으로 적자를 간신히 면한 수준에 불과했다.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이처럼 크게 약화된 건 KAI에서 대규모 손실이 불거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KAI 지분을 출자받았다. 대우조선해양 지원을 돕는 대가로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한 자금 지원을 약속하면서다. 정부가 당시 수출입은행 지원을 결정한 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가이드라인인 10% 이하까지 떨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이유로 지난해 6월 말 출자가 완료되면서 수출입은행은 KAI 보유 지분을 7.74%에서 26.41%까지 늘렸다. 반대로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 지분은 0.3%대까지 낮아졌다. 수출입은행은 이로써 KAI의 확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지분이 이처럼 확대되면서 수출입은행은 KAI 순이익을 지분법이익 평가 항목에 반영하게 됐다. 투자사 지분율이 20%를 넘어서면 연결기준 재무지표에 해당 법인 지분법평가 손실 반영을 의무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KAI가 이전처럼 대규모 이익을 거둬들인다면 수출입은행의 수익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정작 KAI는 지난해 크게 악화된 실적을 내놓으며 시장에 충격파를 줬다. 총 2352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분식회계 논란으로 인해 자체 헬기인 '수리온'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영향이 컸다. 납품 지연으로 발주처 방위사업청에 대한 지체상금 지불이 불가피했다.

설상가상으로 KAI의 해당 손실은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인 지난해 하반기에 몰렸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순손실만 2200억원대에 달했다. 수출입은행은 이에 따라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에 KAI 순손실 중 지분율 만큼의 몫을 반영했다. 약 570억원대 달하는 손실이 이로 인해 유입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수출입은행은 KAI 주가가 출자받은 당시보다 크게 하락한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부담을 안고 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받을 당시 KAI 주가는 주당 6만4100원이었지만 현 주가는 4만6000원 선에 머물러 있다. 단순히 출자 당시 자본확충 금액으로만 보면 1조1700억원 중 약 3500억원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수출입은행은 출자 받은 KAI 지분을 '원가법'으로 계산하고 있어 주가 하락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취득원가를 토대로 한 자산가치를 장부에 올리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KAI가 손실을 지속해 자산가치가 크게 떨어지게 되면 연말 손상검사를 거쳐 손상차손을 반영해야 한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매각 계획 시점을 결국 맞추지 못했다. 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이 KAI 최대주주 시절 수립한 매각 계획안을 그대로 추진할 생각이었다. 산업은행은 비금융자회사 지분을 처분하라는 금융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KAI 지분을 올 3월까지 매각하려고 했다. 현 상황을 볼 때 KAI는 장기간 매각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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