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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 97억으로 만든 '장세홍 오너십' [격변기 중견 철강사]④'세금물납+지주사' 사재지출 최소화, 시가 930억 '평가차익 8배'

박창현 기자공개 2018-05-03 08:18:23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7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철강그룹 적통 후계자인 장세홍 사장이 개인자금 지출을 최소화 시키는 방안을 활용해 그룹 오너십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사장이 자산 2조원 대 그룹의 지배력을 구축하는데 실제 투입한 자금은 100억원도 채 안 된다. 수증 받은 지분의 증여세는 현물로 대납하고, 자금 지출없이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지주사 지렛대를 활용한 덕분에 가능한 승계 계획이었다. 이렇게 확보한 지분의 시장 가격은 현재 930억원에 달한다. 벌써 투자 원금을 제외하고도 8배가 넘는 평가 차익을 거두고 있다.

장 사장은 그룹 지주사 'KISCO홀딩스'의 최대주주로 현재 지분율이 34.97%에 달한다. 25일 종가(7만2000원) 기준으로 지분 시장가격은 약 930억원이다. 하지만 장 사장이 이 지분을 확보하는데 실제 투입한 현금은 97억원에 불과하다. 지배력 강화 순간마다 사재 유출이 없는 묘수를 썼기 때문이다.

장 사장이 KISCO홀딩스(분할 전 한국철강 포함) 주주명부에 처음 이름을 올린 해는 2000년이다. 이듬해 동국제강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앞두고 오너 일가가 함께 지분 매입에 나설 때다. 그 해 장 사장은 12억 4800만원을 투입해 지분 33만주(2.75%)를 사들였다. 이듬해에도 9100만원을 들여 2만1840주(0.18%)를 샀다. 2002년은 거르고 다시 2003년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간 총 7차례에 걸쳐 5만주(0.42%)를 장내 매수했다. 이렇게 3년동안 지분 3.35%를 매입하는데 장 사장은 개인 자금 약 16억원을 썼다.

이후 장 사장은 오너십 구축 과정에서 두 번의 변곡점을 맞는다. 그 때마다 개인 자금 지출없이 급격한 지배력 강화 효과를 거둔다. 첫번째가 2007년 12월이다. 당시 한국철강그룹 창업주인 장상돈 회장은 경영권 지분 140만주(11.67%)를 차남인 장 사장에게 무상 증여했다. 이 덕분에 장 사장은 처음으로 한국철강 최대주주에 오른다.

눈 길을 끄는 것은 증여세 납부 방식이다. 장 사장은 수증 5개월 뒤에 서울시 역삼 세무서에 증여세를 납부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가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세율 50%가 적용된다. 증여 시점의 한국철강 시장가격을 감안하면 증여지분 가치는 1078억원에 달했다. 따라서 500억원이 넘는 증여세 부담을 떠안아야만 했다.

이 때 장 사장은 물려받은 주식으로 증여세를 내는 물납 변제 방식을 택했다. 실제 당시 지분 5.2%를 물납으로 대납하면서 지분율이 9.8%로 낮아졌다. 지분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장 사장 입장에서는 자금 지출 없이 오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또 적통후계자에게는 지주사 전환이라는 히든카드가 남아 있었다. 2008년 8월 한국철강이 지주사 'KISCO홀딩스'와 사업회사 '한국철강'으로 분할됨에 따라, 장 사장은 두 기업 지분을 똑같이 9.8%씩 갖게 됐다.

이후 한국철강 지분 9.8%를 전량 KISCO홀딩스 지분으로 맞바꾸면서 지주사 지분율을 9.8%에서 29.78%로 끌어올렸다. 장 사장이 지주사 발행 신주를 사실상 독차지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 희석과 맞물려 지배력 강화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분석이다.

장세홍

3.5%였던 개인 지분율이 29.78%까지 늘어나는 과정에서 장 사장은 개인 자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증여세는 물납으로 해결했고,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는 분할된 사업 회사 지분을 밑천으로 썼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들어서야 장 사장은 오랜만에 사재를 썼다. KISCO홀딩스 지분 17만 2292주를 주당 4만 2800원 씩, 총 73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이 거래로 지분율도 34.44%까지 올라갔다. 또 2013년 11월 들어 추가로 1만 9550주를 사는데 7800만원을 썼다.

장 사장의 현재 KISCO홀딩스 지분율은 34.97%다. 이 지분을 확보하기까지 실제 장 사장이 투입한 자금은 97억원이 전부다. 반면 해당 지분의 시장 가격은 900억원이 훌쩍 넘는다. 최소 8배가 넘는 평가 차익을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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