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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이재용…'정면승부'가 차별화 포인트 [2018삼성인식조사/남은과제들]②4년 경영 공백…경영 능력 검증은 이제부터

김성미 기자공개 2018-05-15 07:50:23

[편집자주]

더벨은 2018삼성인식조사를 통해 일반인과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의 삼성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삼성에 남은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민들이 삼성에 바라는 바와 그동안 삼성이 시도했던 노력들, 그리고 앞으로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를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3일 08: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기업 집단 재지정과 관련, 삼성의 총수로 이재용 부회장을 지목했다. 삼성에 대한 실효적인 최고 의사 결정을 이 부회장을 담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 부회장은 갑작스럽게 경영일선에 서게 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리더십을 검증받지 못했다. 초반엔 병석에 누워 있는 이 회장의 복귀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게 급선무였다. 본격적인 경영행보보다 이건희 회장의 복귀를 기다렸다. 그사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 안팎으로 혼란스런 시간만 보냈다. 사실상 4년간 공백을 보낸 셈이다.

더벨 삼성 인식조사에서도 삼성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에 대한 일반인과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의 시선은 냉담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날선 조언도 가차 없이 쏟아냈다.

총수 이재용으로써 이 부회장은 선대와 다른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법정 최후진술에서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선대에서 이뤄놓은 회사를 제 실력과 노력으로 가치 있게 만들어 세계적 초일류 기업의 리더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인으로서 인정받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짧은 기간이지만 본인의 리더십을 내보일 기회를 몇 차례 가졌다. 선대와 다른 캐릭터와 다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롭게 나가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이 부회장이 풀어가야 할 숙제는 더 많다.

◇이재용 부회장의 정면승부 …'풀건 푼다'

경영전면에 나선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된 일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였다. 2015년 5월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난을 샀다. 삼성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성심병원 등 전국의 많은 병원이 구설에 올랐지만 대국민 사과까지 한 곳은 삼성병원이 유일했다.

그해 6월 23일 이 부회장은 직접 나서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죄한 뒤 사과의 말을 전했다. 내부에선 이 부회장이 대중 앞에 처음 서는 자리가 대국민 사과가 되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삼성 책임론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정면승부란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과거 삼성은 잘못된 일이 발생하면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수습하는 모습이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고(故) 황유미씨가 2007년 3월 사망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직업병 논란은 약 7년간 계속됐다. 삼성은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암, 백혈병 등의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이 없다며 직업병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아직 그 연관성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은 최근 직업병 피해자 가족들과 실마리를 찾고 있다. 오랜 진통 끝에 제3자 중재기구인 조정위원회를 통해 권고안을 마련하고 보상도 마무리됐다. 반도체 생산 라인과 직업병간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삼성은 사과, 보상, 대책 등으로 책임을 졌다.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삼성은 노조 이슈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산하의 협력업체 근로자 8000여명을 삼성전자 서비스로 흡수하기로 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이다. 강성으로 유명한 민주노총 직원들을 삼성의 테두리로 품었다. 이들의 노조활동도 보장하기로 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노조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삼성은 80년 간 무노조 경영원칙을 지켜왔다. 일부 사업장에서 소규모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민주노총 산하 대규모 노조원들이 삼성의 테두리안으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 각종 갈등 현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며 "국내 1위 기업이라는 삼성의 입지에 맞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들어 가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비전 선포·경영 성과 보여야

이 부회장의 남은 과제는 앞으로 행보다. 과거 잘못을 풀고 선대 회장의 경영 방침에 변화를 주는 것 만으론 부족하다. 이 부회장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천재경영, 창조경영, 마하경영 등의 화두를 던지고 경영 쇄신에 나서는 걸로 유명하다. 삼성이 위기를 만날 때마다 더 강력한 리더십으로 그룹을 이끌어갔다.

이 부회장은 과거와 다른 형식, 다른 내용의 비전을 내놓는 모습이 필요하다.

물론 이 부회장이 당장 움직이기엔 조심스런 면이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고 국민들의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법적인 이슈가 마무리되면 새로운 경영 비전과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삼성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만든 바 있다. 그 중 바이오 산업은 자리를 잡아가며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 산업을 통해 이 부회장이 경영 리더십을 인정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2030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신수종 사업이나 새로운 먹거리를 준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병철 회장은 경공업에서,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성과를 냈다"며 "이재용 부회장도 새로운 분야에서 삼성의 미래를 보여줄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건희_선진제품_뒤에 이재용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11년 7월29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선진제품비교전시회에서 권오현 회장(당시 사장, 오른쪽)으로부터 반도체 사업 현황 및 신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 회장의 뒷쪽에는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사장, 왼쪽)이 함께 설명을 듣고 있다./제공=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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