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0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운용업계 최대 화두는 코스닥 벤처펀드다. 지난달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는 지난 2일 기준으로 설정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사모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돈이 모이는 속도만큼은 압도적이다.자금이 쏠리면서 메자닌 시장이 요동쳤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비상장주식, 유상증자 신주, 메자닌(Mezzanine)도 여기에 포함된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 형태인 메자닌은 코스닥 벤처펀드 입장에서는 신주 비율을 채우면서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좋은 투자 수단이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발행한 메자닌에서는 특이점이 뚜렷하다. 금리가 0%인 메자닌들이 급증했고 전환사채(CB)의 경우 리픽싱(refixing) 조건이 없는 물량도 많다. 메자닌을 구하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자금이 넘치다보니 신용도가 낮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갑'의 위치에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일으킨 메자닌 거품의 다음 타자로 공모주 시장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공모주 시장은 SK루브리컨츠로 인해 사실상 마비됐다. 조 단위 대어가 출격하는데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나설 배짱있는 기업은 찾기 어려웠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2건과 SK루브리컨츠를 제외하고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은 없었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벤처펀드 제도를 만들면서 공모주 30% 우선 배정이라는 혜택을 줬다. 오는 9일부터 제노레이를 시작으로 세종메디칼·현대사료·파워넷 순으로 코스닥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공모 규모가 3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딜들이지만 코스닥 벤처펀드 탄생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수요예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거세다.
15% 룰을 맞추기 위해 코스닥 벤처펀드는 수요예측 과정에서부터 지르는' 곳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가격으로 최대한 많은 물량을 적어내 최대한 많은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는 전략이 횡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메자닌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IPO 기업의 적정 밸류에이션보다는 물량 확보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지만 공모주 '거품'에 대한 경고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코스닥 벤처펀드로 인해 공모가가 고평가돼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공모주 시장 자체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는 상장으로 제2의 성장을 맞이하려는 IPO 예비 기업들의 앞길을 막는 일이다. 제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발행사와 주관사, 투자자 모두가 현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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