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외국인은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 부문 사장일 것이다. 그는 한국GM 정상화를 위한 우리 정부와의 지난한 협상 과정에서 GM측 대표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 냈다. 우리 정부의 입을 통해 들은 협상안은 100% 만족하기는 어려워도 양측 다 어느 정도의 실리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GM측은 달리 할 얘기가 있는 듯 했다. 정부의 협상안 발표 간담회가 있었던 날 갑작스럽게 한국GM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 입장뿐만 아니라 (사안 별로) 우리 입장에서도 얘기할 내용들이 있다고 했다. 정부 발표와 다소 온도 차가 있어 이해를 구하겠다는 뉘앙스를 비쳤다.
하지만 앵글 사장은 부평공장 홍보관에 기자 100여명을 모아 놓고 돌연 간담회를 취소했다. 노사 교섭에서 배제된 비정규직 노동자 7~8명이 현장에 들어와 시위를 벌이면서 홍보실 직원들을 통해 간담회 취소 의사를 밝혔다. 노사간 물리적 충동로 인한 임직원 안전 문제를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유가 석연치 않았다. 비정규직 노조의 소규모 시위는 일상적으로 부평 공장 등에서 지속되고 있었다. GM 임직원에 대해 물리적인 위해를 가할 마음을 먹었다면 언제든 가능한 상황이었다. 간담회 장에 들어온 노조원들은 간담회를 절대 방해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까지 했다.
과거 협상 과정에서의 소요 사태로 트라우마가 심했졌다고 하니 백분 이해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중요한 간담회를 내부적인 요인으로 취소했다면 다른 방식으로라도 소통의 기회를 가져야 하는 게 마땅하다.
앵글 사장은 협상 이후 최근 여러 행사에 참석하면서 국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소통을 다시 하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간담회 취소 이후에 다시 앵글 사장 주도의 간담회 일정을 잡지 않았다. 서면으로라도 GM측 입장이나 계획을 내 놓으려 하지 않았다. 자료라도 달라는 요구에 경영 정상화와 관련한 계획이나 입장에 대해 별도로 준비된 자료가 없고 그럴 계획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한국GM 측은 조만간 있을 '쉐보레 더 뉴 스파크' 출시 행사에서 한국GM 스텝이 경영 정상화와 관련 얘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만 했다. 정식 기자간담회가 아니라는 얘기다. 설사 얘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본사 스텝이 아닌 한국GM 경영진이 책임있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앵글 사장은 그 전에 한국을 떠난다.
불통은 불신을 낳기 마련이다. 한국GM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해 관계자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앵글 사장의 소통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불통이 불신의 씨앗이 되기 전에 책임 있는 얘기를 듣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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