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구회사' 우뚝…자체브랜드·현지화 먹혔다 [the 강한기업]①미국 시장 브랜드 인지도 2위, 완구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
이윤재 기자공개 2018-05-29 08:09:17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10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0년대 완구회사는 국가 경제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했던 산업군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700여개에 달하는 완구회사가 간판을 내걸고 영업이 한창이었다. 제품 대부분은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으로 팔려나갔다. 소위 종합상사에서 무역 기법을 배운 엘리트들이 창업하는 게 바로 완구회사였다.오로라월드도 마찬가지다. 창업주인 노희열 회장은 완구회사를 퇴사한 뒤 1981년 직접 오로라월드(옛 오로라무역)를 설립했다. 완구회사들의 흥망성쇠가 이어지는 동안 오로라월드는 굳건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완구회사 중 유일하게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곳은 오로라월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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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월드의 경쟁력은 차별화된 생산 전략이다. 당시 완구회사는 주문자생산방식(OEM)이 일반적이었다. 글로벌 완구회사들이 주문을 넣으면 이를 국내업체가 수주해 제품을 납품하는 형태였다. 진입장벽이 낮고 안정적인 경영 유지가 가능하지만 그만큼 한계도 명확했다.
OEM으로는 성장 비전이 없다는 판단 아래 오로라월드는 '자체 개발→생산→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가 자리잡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수익은 확실했다. 결과적으로 OEM에 의존하는 국내 완구회사들이 차례로 쓰러져갔지만 오로라월드는 해마다 매출 신장을 거듭했다.
오로라월드는 1992년 미국과 홍콩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은 전세계 완구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곳이다. 오로라월드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운 건 현지화 원칙이다. 미국법인은 현재 오로라월드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는 홍기선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 대부분이 미국인이다. 영국이나 독일 등 나머지 국가도 마찬가지다.
오로라월드 관계자는 "같은 인형이라도 각 나라별로 선호하는 디자인이나 색상, 가격 등이 천차만별로 나타난다"며 "해외법인들을 현지 인력들로 구성하면서 각 나라별 맞춤 상품을 제작해 공략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 효과는 제대로 먹혔다. 현재 오로라월드는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와 러시아, 영국 등에서는 1위에 올라있다. 글로벌에서 당당히 브랜드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오로라월드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이 글로벌 80여개국에서 발생한다.
그간 비중이 적었던 국내 시장도 최근 공략을 시작했다. 완구산업은 국민소득과 맞물려 있다. 소득이 많은 곳일수록 완구 소비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소득이 급증하고 있는 국내도 완구산업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5년 오로라월드는 오프라인 유통점 브랜드 토이플러스를 론칭했다. 자체 유통매장은 완구 비즈니스 관련 밸류체인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1호 매장인 동탄점이 호조를 보이면서 불과 2년 만에 전국 매장이 7개로 늘어났다.
오로라월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있다. 완구회사를 넘어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자체 개발한 캐릭터 '유후와 친구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 지난해 9월 시즌 1,2 방영을 시작했고, 올해 하반기부터 3D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식재산권(IP)을 가진 오로라월드는 로열티 수익, 캐릭터 완구 판매 매출이 발생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IT기술과 완구 접목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핀콘과 협업해 스마트 토이를 개발 중이다. 별도 판매되는 피규어에 인식 칩을 삽입해 게임 플랫폼에서 해당 캐릭터를 조종하는 구조다.
오로라월드 관계자는 "단순한 완구회사가 아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여러 형태의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며 "유후와 친구들은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고, 후속 작품들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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