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융권 대북사업 '넘버원' 노린다 개성지점 재개점 준비, 남북경협 사업 구상안 '박차'
김장환 기자공개 2018-05-23 15:03:3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3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개성공단 폐쇄로 영업이 중단됐던 '개성지점'의 재개점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남북정상간 4.27 판문점선언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 상태가 해소되고 있고, 또 이에 따라 개성공단이 조만간 재가동 될 것이란 점을 고려한 결과다. 이외에 대북사업 관련 다양한 구상안 역시 함께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우리은행은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으로 철수했던 개성지점에 재입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개성지점을 운영해왔던 곳으로, 2004년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급랭돼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패쇄되면서 해당 지점 영업도 사실상 중단됐다. 현재 관련 업무는 본점에서 관리하고 있다.
개성지점 재입점 방안 구상은 '남북금융협력태스크포스팀(TFT)'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이달 9일 구성한 조직이다. 우리은행은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기미를 보이면서 금융권에서도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만들었다. 그 물꼬를 개성지점에서 트겠다는 판단인 셈이다.
우리은행이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개성지점을 개설하게 된 건 정부가 진행한 공개입찰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덕분이다. 우리은행은 2004년 개성공단관리기관창설준비위원회가 입찰한 개성지점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참여해 이를 낙찰받았다. 1899년 민족자본으로 설립돼 가장 역사가 오래된 국내 은행이란 점,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이 분단 전 북한지역에 51개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 등이 사업자 입찰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2004년 12월 영업을 시작한 우리은행 개성지점은 공단내 124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여신과 수신, 신용장, 외환 업무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토지분양, 공장건설, 운영자금 등을 지원하기 위한 일명 '개성공단V론'을 2009년 출시하기도 했다. 공단내 사용가능한 전자화폐(K-Cash)서비스를 실시해 개성공단 입주자들의 결제수단을 제공했다.
2013년 4월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 훈련을 이유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강제 추방했을 때도 우리은행은 해당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썼다. 대출 이자납부 유예, 금리 및 수수료 우대 등 특별지원을 실시했고 철수 기간 중 개성공단 피해 유통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도 실시했다.
2016년 2월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 후에도 우리은행은 개성공단 피해기업 지원에 만전을 다했다. '경영안정 특별지원'을 실시하는 등 현재까지도 신규자금지원, 기한연장, 금리 및 수수료 우대 등의 금융지원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개성 철수 당시 입주기업의 금융거래정보 등 관련 전산기록을 현재까지 보존 관리하고 있다. 임시영업점을 통해 입주기업과의 거래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는 즉시 개성지점 재입점과 운영이 가능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개성지점이 재운영에돌입하면 공단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금강산관광이 재개될 것에 대비한 대북 관광업체 금융지원과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향후 우리 정부가 주도할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참여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의 '새로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따라 철도, 항만, 도로 건설 등에 대한 금융자문과 신디케이트론 주선 등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아시아국가의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프로젝트파이낸스(PF) 주선 및 참여 실적을 다수 갖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등 민간교류 사업 확대도 지원할 계획이다. 과거 우리은행은 남북이산가족 상봉단을 위해 임시환전소를 운영한 바 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에 대비해 환전소 개설과 이동형 점포 운영 등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주요 금융관계자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남북 금융기관 간에 상호 이해도 증진과 협력 기반을 조성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북한 내 노후학교와 의료시설 등의 개선 사업, 남북교류활성화를 위한 공익상품 출시 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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