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화재보험사가 주인..모회사 리스크 없나 [지배구조 분석]①현대해상이 100% 지분 보유, "모회사 현대해상 지분구조는 장기 리스크"

이승우 기자공개 2018-06-01 11:28:14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4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등 생명보험사가 주인인 자산운용사는 많으나 화재보험회사가 주인인 자산운용사는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이 유일하다. 보험사 계열 운용사의 역할이 대부분 모회사 자금의 안정적인 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도 비슷한 처지다. 조직과 인력 역시 모회사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짜여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모회사 리스크가 자회사인 현대인베스트먼트로 그대로 옮겨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모회사 현대해상의 최대주주인 정몽윤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긴 시각에서 보면 리스크 요인이다.

◇100% 지분보유 현대해상, 절대적 영향력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지난 2000년 현대해상투자자문이라는 투자자문사로 시작했다. 현대그룹 '왕자의 난' 이전인 1999년 계열 분리로 정몽윤 회장이 현대해상을 독립시켰고 이듬해 곧바로 자산운용을 담당할 자문회사를 설립했다. 현대해상투자자문은 두차례의 증자를 거친 이후 2007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그리고 2009년에는 종합자산운용사로 진화했다.

현대인베스트먼트 연혁

증자와 더불어 규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대해상의 지배력은 변하지 않았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이 설립된 이후 현대해상은 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관계뿐 아니라 조직 역시 현대해상 출신들이 꽉 잡고 있다. 경영기획본부장인 이용희 상무는 현대해상에서 자금과 감사, 컴플라이언스를 담당하던 인물이다. 지난 2007년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안방살림을 줄곧 챙기고 있다. 배철희 상무 역시 마찬가지. 현대해상 출신인 그는 계열사 하이캐피탈대부를 거쳐 지난 2014년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에 합류했다.

이영철 대표 역시 현대해상 출신이다. 이 대표는 현대해상 투자책임자(CIO)를 맡다가 작년말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으로 옮겨왔다. 반대로 기존 대표였던 김석중 대표가 현대해상 CIO로 영전하게 됐다. 대표이사와 더불어 임직원 모두가 모회사 현대해상의 절대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자문사 시절부터 현대해상의 자금 운용을 담당하는 역할이었다"며 "조직과 인력이 현대해상에 최적화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회사 '현대해상', 지분구도 안정적인가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운용자산은 대략 15조원 가량. 이중 6조원 정도가 현대해상 자금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현대해상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굴리기 위한 역할이 가장 중요해 모회사 현대해상의 위상과 입지가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운명과 직결돼 있다고 보면 된다.

현대해상 주요 주주

모회사 현대해상의 지분 구도는 명확하다. 정몽윤 회장이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이 22.4%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7.91%에 한참 앞서 있어 현재로서는 경영권을 위협할 요인이 없다. 소액주주 지분율도 54%에 달해 지분이 분산돼 있다.

하지만 정몽윤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절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점은 리스크다. 때문에 정몽윤 회장의 지분 21.9%가 2세로 승계될 경우 지분 희석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인 정경선 씨와 정정이 씨가 지분을 조금씩 매입하고 있으나 지분율은 각각 1%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른 계열사를 통한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몽윤 회장은 아직 젊다. 하지만 현대인베스트먼트의 운명이 현대해상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모회사 리스크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해상 안팎에서도 향후 승계시 지분 구도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몽윤 회장이 아직 젊고 자식들을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고 있으나 지분이 많지 않고 다른 계열사를 통한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현대해상의 승계 리스크, 그리고 이로 인해 100% 자회사인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의 입지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