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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 마련 가능한 구본준, 어떤 계열 가져갈까 LG상사 지배력 손쉽게 확보 가능, LGD·이노텍·U+ 분리는 '난제'

김장환 기자공개 2018-07-25 08:12:44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4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면서 그가 가져갈 만한 계열사가 과연 어디일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 부회장 입장에서 보면 알짜 계열사에 욕심이 나겠지만 가용 자산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를 가져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를 근거로 보면 구 부회장이 떼어가기가 그나마 수월해 보이는 계열사는 그리 많지 않다.

일단 구 부회장은 계열분리를 위한 실탄 마련 목적으로 보유 중인 ㈜LG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구 부회장과 아들 구형모 씨, 딸 구연제 씨 등이 확보 중인 ㈜LG 주식은 1480만9691주 가량이다. 24일 오전 장중에서 거래 중인 ㈜LG 주가(7만6100원)를 기준으로 보면 해당 주식 매도시 확보 가능한 재원은 약 1조1270억원 가량이다.

구 부회장이 해당 자금을 전액 분리해갈 LG그룹 계열사 지분 확보에 투입할 것이라고 가정하면 핵심 계열사 중에서 가장 손쉽게 떼어갈 수 있는 곳은 LG상사다. LG상사는 발행주식수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9000억원 가량만 투자해도 지분 100%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장중에서 주식이 거래 중인 상장사이기 때문에 이처럼 지분을 확보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2000억원 조금 넘는 돈만 들여도 최대주주인 ㈜LG 지분율(24.7%)을 넘길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LG상사를 가져오게 되면 구 부회장은 LG그룹의 물류 사업을 장기간 전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상사는 해마다 매출의 상당수를 LG그룹 계열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다. 올 1분기 별도기준 LG상사가 기록한 매출액 7422억원 가운데 4212억원이 LG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내부거래비중이 57%에 달한다.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은 그만큼 높다고 볼 수 있다. 국세 추징금 탓에 올해 들어 손실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과거 몇 년간 수익성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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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은 LG상사의 재무건전성이 해가 갈수록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과도하게 많은 순차입금을 갖고 있고 부채비율도 높다. 올 3월말 별도기준 LG상사의 총부채는 1조7248억원, 자본총계는 1조116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54.5%에 달했다. 이 기간 총차입금은 1조1709억원, 현금성자산은 2143억원에 그쳐 9566억원이 순차입금이다. 계열분리시 회사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 LG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구 부회장 입장에서 LG상사를 가져가기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구 부회장의 과거 행적을 봤을 때도 LG상사만을 가져가기가 아쉬울 것이란 업계 평가도 있다. 전자 및 자동차 부품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고 구본무 회장이 2차 전지와 디스플레이 사업에 집중했다면 구 부회장은 특히 자동차 부품 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LG그룹이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 ZKW 인수를 결정한 것도 구 부회장의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자동차 사업을 가져가려면 LG전자 내에 존재하는 전장 사업부를 별도로 떼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 경우 LG전자의 기업 가치가 약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주들의 반대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제 막 경영권을 이양받은 구광모 회장 입장에서도 꺼려지는 사안일 수 있다. 따라서 구 부회장의 자동차 부품 사업 분리는 실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외에 시장 일각에서 구 부회장에게 계열분리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는 구 부회장의 자금력만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구 부회장이 ㈜LG 지분을 매각해 마련한 1조1000억원대 자금으로 이들 계열사 지분을 사들일 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은 LG디스플레이가 14.68%, LG유플러스 17.32%, LG이노텍은 29.58%에 그친다. LG그룹이 주식 교환(스압) 등 방식으로 적극 돕지 않는 한 구 부회장이 이들 계열을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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