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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급 호텔롯데, 사모채 편중…시장 소통은 없었다 10년간 공모채 발행 6회 그쳐, 의도적 수요예측 회피 지적도

전경진 기자공개 2018-08-01 15:03:31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7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A급 회사 호텔롯데의 사모채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 이달에만 5회에 걸쳐 사모채를 찍었다. 지난 10년간 AA급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발행한 회사채의 86%가 사모채였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장기 자금마저 사모 조달로 해결하고 있다. 수요예측을 통한 시장과의 소통 노력은 저버린 모양새다. 지나치게 기업 편의만 추구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10년물과 15년물 사모채를 동시에 발행했다. 조달 규모는 각각 200억원과 500억원이다. 금리는 10년물 3.65%, 15년물 4.07%로 배정받았다. KIS채권평가가 산정한 7월 25일 기준 호텔롯데 10년물 금리는 3.64%, 15년물은 4.03%다. 개별 민평 금리 대비 소폭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사모 조달을 단행한 셈이다.

호텔롯데는 7월에만 총 1900억원의 자금을 사모채로 조달했다. 10년 이상 장기물인 게 특징이다. 통상 기업들은 만기가 길거나 300억원 이상 큰 자금을 조달할 때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공모채를 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선 시장과의 소통 절차인 수요예측을 통해 공정한 가격을 책정한다. 또 사모채(49인 이하)와 달리 투자자 풀에 제한이 없어 대규모 자금 유치에 유리하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장기 자금마저 사모 조달에 의존하는 모양새다. 올해만 총 7회에 걸쳐 15년물 초장기 사모채를 발행했다. 15년물 발행은 올해 2월 처음 시작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차입금 만기 구조 장기화를 위한 작업"이라며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의 사모 조달 편중은 단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호텔롯데는 총 42회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중 36회(86%)가 사모채다. 공모 조달은 단 6회에 불과했다.

일부에서는 호텔롯데가 기업 편의에 따라 수요예측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1000억원 이상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때만 공모조달에 나서고 그 이하에서는 '적기 조달'이란 이유로 사모채 발행에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모채의 경우 증권신고서 발행 및 공시 의무가 면제된다는 점이다. 또 신용평가사로부터 회사채 등급을 부여받지 않아도 된다. 이에 회사채 발행 당시의 기업 경영 상태나 재무 위험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허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회사채 발행 당시에 기업 상태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어려운 셈이다.

더욱이 호텔롯데는 AA급 우량 기업이다. 호텔롯데는 2008년 2월 외화 사모채(60억엔) 발행을 통해 시장성 조달을 시작했다. 당시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AA0였다. 지난 10년간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이 AA0 밑으로 떨어진 적은 없다. 이런 우량 기업조차 사모채를 주요 자금 조달 통로로 활용할 경우 자칫 공모채 시장을 구축할 우려가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지난 2013년 우량 기업 사모채 확대와 불투명성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만기가 동일한 15년물 사모채를 연이어 발행하는 것은 한번에 큰 금액을 사모 형식으로 조달하기 어려워 편의상 나눈 것 같다"며 "공모채 경쟁력이 있는데도 사모 조달을 지속하는 것은 수요예측 부담과 미매각 부담을 줄이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계획은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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