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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해외 방산시장서 고전…언제쯤 반등할까 美 탄약시장 위축에 영업익 절반 뚝, 중동지역 비용관리 관건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03 12:43: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2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이 수익 안전판이었던 방산부문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탄약 수요가 줄어든 탓에 제품 수출량이 전년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중동지역 진출 등 거래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 발생으로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풍산은 지난 상반기 개별기준 매출액 1조733억원, 영업이익 6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1% 가량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2008년 인적분할을 거치면서 풍산의 사업부는 신동과 방산 두 부문으로 단출해졌다. 신동부문은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 비철금속을 가공해 판매한다. 방산부문은 군용탄, 스포츠탄, 소구경탄 등을 제조해 국방부에 공급하거나 해외로 수출한다.

전체 매출의 65%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신동부문은 제몫을 했다. 지난 상반기 신동부문의 매출액은 75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가량 증가했다. 반도체, 전자회로 등 IT(정보기술) 분야의 업황 호조로 핵심 부품인 구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올 들어 국제 구리가격이 톤당 6000달러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점도 외형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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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적 악화의 원인은 방산부문에 있다. 방산부문은 지난 상반기 31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5.5% 가량 감소한 수치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탄약 수요가 줄어든 탓에 수출액이 2017년 상반기 1534억원에서 1년새 854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방산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신동 부문보다 평균 3~5%포인트 가량 높다. 원가에 적정 중간 이윤을 상시 보장받는 수익 구조이기 때문이다. 방산부문의 매출 감소가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6년까지만 해도 방산부문은 신동 부문의 실적 부침을 상쇄하는 안전판이었다. 신동부문의 경우 불안정한 구리가격, 해외 자회사들의 적자 등으로 2014년 이후 매출액이 매년 감소했다. 반면 방산부문은 한화테크윈 K9과 현대로템 K2에 포탄을 공급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전시용 탄약의 해외 수출량이 늘어난 것도 호재였다. 2010~2011년 5000억원대였던 방산부문 매출액은 2013~2015년 7000억원대, 2016년 8100억원으로 확대됐다.

2013년 미국 소구경탄 시장 공략을 위해 세운 법인 'PMC'도 방산부문의 성장을 거들었다. 환경 규제로 현지 탄약 공장들이 잇따라 폐쇄하자 풍산은 PMC를 설립해 유통망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PMC의 매출액은 2014년 9383만달러, 2015년 1억840만달러, 2016년 1억4149만달러로 매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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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6년 말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총기 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탄약을 선제적으로 비축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탄약 판매량이 감소했다. 풍산의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60%에서 30%안팎으로 하락했다.

풍산은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우디, 이라크, 터키 등으로 눈을 돌렸다. 업계에선 올해 중동지역 수출 비중이 방산부문 전체 매출에서 60%가량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동 지역의 경우 유통망 확보 등 초기 진입비용 발생으로 판매물량 증가가 이익 개선으로 직결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총기규제에 대한 우려가 적은 공화당이 정권을 잡은 이후 미국 탄약시장 회복 속도가 더딘 상태"라며 "심지어 최근엔 중동지역 수출마저 감소하면서 방산부문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수주확보와 신시장 진출 비용관리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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