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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증 ESG 채권에 몰리는 민간기업 롯데물산·LGD 등 적극 활용…계열 리스크, 실적 부진 등 악재 회피

피혜림 기자공개 2018-08-07 11:54:3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2일 1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을 활용해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도전하는 민간기업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 자금조달을 '자의반 타의반' 꺼릴 상황에 처한 국내 대기업들이 은행권의 신용보증을 받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모양새다. 은행 보증을 받으면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고 투자자 모집도 수월하다. 그동안 ESG 채권은 수출입은행,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기업 중심으로 발행돼 왔다.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성공한 롯데물산에 이어 LG디스플레이는 그린본드 발행에 도전한다. LG디스플레이는 보증을 제공하기로 한 산업은행과 3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을 준비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G디스플레이는 그린본드 발행을 위해 산업은행과 초기 단계를 논의 중"이라며 "추가적으로 UBS, 소시에테제네랄 등이 주관사 물망에 올라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기업의 경우 KP를 발행하는 데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실질적인 조달까지는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 자금을 환경 개선 및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만 쓸 수 있도록 목적을 제한하는 채권이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 재무의 새로운 영역으로 떠올랐다. 친환경·친사회적인 조달 목적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친환경 OLED 인증을 확보해 그린본드 발행이 가능해졌다.

LG디스플레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롯데물산은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지속가능채권은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된 형태로 친환경 프로젝트와 사회문제 해결 등에 조달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롯데월드타워의 친환경 인증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 효과에 힘입어 롯데물산의 조달 자금을 롯데월드타워 건설 용도로 조달했던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ESG발행에 나선 롯데물산과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 조달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롯데물산은 지난 2013년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을 경험한 후 사모 조달을 이어왔다. 그마저도 2015년 사모채 발행을 끝으로 은행권 차입, 기업어음(CP) 발행 등 단기자금 조달로 선로를 바꿨다.

LG디스플레이 또한 영업적자 지속 등 업황 악화로 4년간 이어온 'AA0'등급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올 1분기 982억원이었던 영업적자는 2분기에 이르자 2281억원으로 급증했다. 등급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국내에서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투자층이 많지 않아 규모가 큰 일부 기관이 투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해당 딜에 대한 투심이 급격히 위축된다"며 "한국물의 경우 글로벌 투자층이 다양해 이러한 리스크에서 한 발 비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간기업은 ESG 채권 발행시 대부분 은행권에서 보증을 받는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투자자 모집과 관련해 실패 위험이 적다. 실제로 KB국민은행에서 신용보증으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에서 Aa3 등급을 받은 롯데물산은 프라이싱 결과 총 22억 6000만달러의 주문이 끌어모았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증이 제공될 경우 투자자들은 발행사가 아닌 보증사를 중요한 투자 고려 요소로 여긴다"며 "롯데물산과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에서도 우량 회사로 손꼽히기 때문에 은행권도 보증을 제공하는 데 부담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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