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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알파운용, MMF 투자자 발 묶였다 '법인전용 MMF' 5조4000억원 환매 불가 …재개여부 불투명

최은진 기자공개 2018-08-31 09:24:06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0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타르 국립은행(QNB)의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투자한 머니마켓펀드(MMF)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터키발(發)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카타르까지 번지면서 해당 ABCP가 시장에서 매각되지 않고 있어 환매가 불가한 상태다. DB자산운용과 알파에셋자산운용은 해당 자산을 편입한 MMF의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운용은 투자자들에게 'DB다같이법인MMF'의 환매가 당분간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펀드 설정액 4조 4000억원에 자금이 묶여버린 셈이다. 알파에셋운용이 설정한 1조원 규모의 '알파에셋법인MMF1호'도 환매가 당분간 불가하다. 이들 펀드의 환매 재개가 언제쯤 가능할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MMF는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면서도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초고액자산가들과 기업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펀드들이 법인전용 상품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운전자금이 수시로 필요한만큼 자금이 묶이는 것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MMF가 투자금을 환매해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배경에는 카타르 은행의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ABCP가 있다. 해당 자산은 기초자산이 외국은행 정기예금이지만 국내서 발행됐기 때문에 국내자산이다. 카타르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이 발행한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채권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자산만 담는 MMF에도 대거 편입했다. DB운용의 경우 약 1조원 가량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터키와 미국 간 무역 분쟁이 촉발된 후 불똥이 카타르로까지 튀면서 발생했다. 카타르는 터키에 많은 투자를 집행하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타르 금융권 역시 대(對) 터키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큰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터키가 미국의 압박으로 경제 위기에 봉착하면 카타르계 은행 역시 부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서 발행된 카타르 은행 정기예금 ABCP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되며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국내 시장에서 해당 자산의 매각이 현재로선 불가한 상태다. 시장 참여자 그 누구도 불확실성 리스크가 큰 카타르 자산을 인수하려 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 기업의 역외 자회사 채권을 기초로 삼은 ABCP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큰 고초를 치뤘던 만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해당 ABCP를 보유한 자산운용사들은 그 이외 자산을 매각하며 환매에 대응하고 있지만, DB운용과 알파에셋운용은 해당 자산의 비중이 커 더이상의 환매는 어렵다고 판단해 '환매연기'를 선언하게 됐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현재 터키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을 뿐 자산에 부실이 생긴 것이 아닌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ABCP의 기초자산이 카타르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은행에서 발행한 정기예금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운용사 관계자는 "터키발 우려가 카타르까지 번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카타르 은행 정기예금 ABCP'를 불안하게 보고 있어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자산이라고 판단해 MMF에 편입했지만 일시적인 불안감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부득이 환매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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