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07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1일 출범한 통합 한화시스템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출범 3주 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내놨다. 국내·외국계 IB 10여 곳에 주어진 제안서 작성 기간은 보름 남짓.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투자은행(IB) 업계의 반응은 양면적이다. 오랜만에 등장한 대기업 딜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한화시스템의 요구 사항에 당황해하며 제안서를 쓰는 분위기였다.
한화시스템은 RFP에서 '통합 이후 시너지 창출 전략'을 제시해주길 요청했다. 제안 과정에서 공모구조, 비교기업, 예상 시가총액 등이 언급된 여타 대기업 딜과는 맥락부터 달랐다. 시스템부문과 ICT부문의 협력 방안이 마땅치 않은 게 배경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IB 차원에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없다는 점이다. 뱅커들은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을 상장시킨 경험이 있지만, 특정 산업을 심도깊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다. IPO 실무진 대부분이 특정 산업보다는 리서치 애널리스트 출신인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사 전 단계여서 고객사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기도 어렵다. 재무제표만으로 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헤아리는 것 역시 녹록지 않다. 한 IPO 담당 임원은 "고객사가 고민해 온 내용 이상을 IB에서 얻어갈 수는 없다"며 "회사 측 취지와 달리 몸값만 높게 책정한 IB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흔히 IPO를 고객사의 청사진을 시장 언어로 바꾸는 작업이라 한다. 전사적 전략을 짜는 건 기업의 몫이며, IB 역할은 회사 측 성장 방안을 곱게 포장해 시장에 세일즈하는 것이다. 우량 비상장사들 역시 신규 사업 방향을 정한 이후에야 증시 입성을 타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첫 IPO 행보는 이런 점에서 다소 아쉽다. 중장기 로드맵 없이 IPO부터 우선 추진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상장 준비 과정에서는 속도 못지않게 방향도 헤아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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