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07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로 설립 30주년이다. 사람으로 치면 학문의 기초가 확립돼 자립한다는 이립(而立)에 해당한다. 인생을 세우는 서른 살 아시아나항공의 현재는 어떤가.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초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 말 차입금이 4조원을 넘었는데, 올해 말까지 차입금 규모를 3조원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까지 7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2월 홍콩·싱가포르 노선에서 발생하는 운임을 기초로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3월과 6월에는 갖고 있던 CJ대한통운 주식도 처분했다. 4월에는 전환사채(CB)도 찍었다. 5월에는 본사 사옥까지 팔았다. 자회사인 에어부산에 제공하는 정비용역 수익을 담보로 한 담보부차입까지 끌어왔다. '돈이 되는 건 모두 팔겠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영구채 발행이나 에어부산 기업공개(IPO)까지 이뤄진다면 단기적인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도 있어 보인다.
공교롭게도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설립 10년을 갓 넘긴 2001~2002년 이라크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글로벌 항공경기 침체 여파로 비상경영에 나섰다.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기내식 사업부문을 루프트한자(Lufthansa) 항공 자회사인 LSG SKY CHEFS에 매각한 것이 2003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무리한 인수합병의 후유증 탓이었지만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생명(현 kdb생명) 지분 매각 등을 통해 1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2018년 세 번째를 맞는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는 심상치 않아 보인다.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1조원을 넘는데, 올 6월 말 현재 현금성자산은 약 2800억원에 불과하다. 영업활동을 통해서 유입되는 현금흐름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나 항공기 사고 등은 징후적이다. 유가나 환율 등의 돌발변수는 물론이고 과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같은 예상 외의 악재가 터진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항공운송업은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특수업종이다. 안전운항의 기본은 완벽한 정비에 있다. 기내식공급업체의 위생관리도 안전운항의 한 요소다. 그런데 차입금 부담 때문에 항공기 정비나 기내식 공급 등에 대한 투자가 어렵다면 항공운송업자로서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서둘러 진화하지 않는다면, 항공운송업 면허를 잃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선제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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