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양제지, 1인 지배체제 정석 '권혁홍 오너십' [제지업 생존전략]④창업 후 40여년간 경영일선 활동, 최대주주 지위 유지
심희진 기자공개 2018-10-01 08:23:13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0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혁홍 신대양제지 사장은 창업 후 40여년간 최고경영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양제지공업, 대영포장 등 계열사 이사회도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신대양제지가 사실상 지주사로 자리잡으면서 권 사장의 영향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경영과 소유'가 일원화된 1인 체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권혁홍 사장은 1967년 제지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형인 권혁용 전 대양그룹 회장이 조그맣게 운영하던 골판지원지 제조사업을 돕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권 전 회장의 개인 사업체였던 경영지업이 1970년 대양제지공업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면서 권 사장의 경영수업도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1972년 대양제지공업 공동대표에 오른 권 사장은 수직계열 구축을 위한 대영포장 설립 등을 지휘하며 사세 확장에 힘을 보탰다.
경영자로서 입지를 다진 권 사장은 1982년 승부수를 띄웠다. 10여년간 몸 담은 대양제지공업에서 나와 또 다른 골판지원지 제조업체인 신대양제지를 만들었다. 규모의 경제를 일으켜 원가절감을 꾀함과 동시에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후 권 사장은 권 전 회장과 함께 광신판지, 신대한판지, 대양판지 등 골판지상자 제조기업을 추가로 설립해 대양그룹을 일궜다.
권 사장이 이끄는 신대양제지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렸다. 설립 초기인 1985년 50억원도 못 미쳤던 매출액은 10년만에 500억원 수준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어음 회수가 안된 탓에 자금사정이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국책은행들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했다. 이후 2009년까지 1000억~2000억원대 매출과 1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대양제지가 그룹 중추로 떠오른 건 2016년 권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다. 그룹 총괄을 맡게 된 권 사장은 신대양제지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그 일환으로 대양제지, 대영포장, 대양판지 등 계열사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이로써 '권 사장→신대양제지→대양제지공업(59.5%)·대영포장(46%)·대양판지(15%)·광신판지(59.9%)·태성산업(45.3%)·신대한판지(31.8%)'로 이어지는 체제가 확립됐다. 신대양제지가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로 자리잡으면서 권 사장의 영향력도 강화됐다.
|
신대양제지 창업주로 36여년간 경영을 총괄해온 권 사장은 지분구도에서도 정점에 위치해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대양제지의 최대주주는 권 사장(15.86%)이다. 신대양제지가 설립된 이래 권 사장은 줄곧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2대주주는 권 사장의 장남인 권택환 신대양제지 대표(13.75%)다.
권 사장의 오너십 구축에 도움을 주고 있는 계열사는 신대한판지다. 신대한판지는 지난 6월 말 기준 신대양제지 지분 7.76%를 들고 있다. 신대한판지의 최대주주는 권 사장의 가족회사인 신대한인쇄(50.54%)다. 신대한판지 지분까지 합할 경우 권 사장의 신대양제지 지배력은 23.62%까지 높아진다.
신대양제지와 신대한판지 간 상호출자도 권 사장의 오너십을 간접적으로 받쳐주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신대양제지는 신대한판지의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의사결정은 여전히 권 사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권 사장은 올해로 36년째 신대양제지 이사회 의장직을 지키고 있다. 2008년 권택환 대표를 시작으로 2011년 권우정 이사, 2016년 권지혜 이사가 차례로 이사진에 합류해 부친을 보필하고 있다. 권 사장은 신대양제지 외에 대양제지공업, 대영포장 등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한 몸인 오너체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네이버 알짜사업 톺아보기] '커머스 시너지'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사의 '현금 곳간'
- 젬백스링크,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영입
- 빗썸, 격변 대신 '현상유지' 선택…경영효율화 '초점'
- [모태 2024 1차 정시출자]키움인베·위벤처스, 스케일업·중견도약 GP 확정
- [SK그룹 리밸런싱 스토리]그린 밸류체인 '각개전투', 철수와 유지 사이
- [기후테크 스타트업 돋보기]'폐기물 로봇' 에이트테크, IPO 나선다…주관사 KB증권
- [대성창투는 지금]모태·성장금융 잇단 GP 반납, '주홍글씨' 여파는
- [코스닥 주총 돋보기]파두, 신규 데이터센터 2곳 확보 '사정권'
- [코스닥 주총 돋보기]파두 "유증 당분간 없다"…흑자전환 '총력'
- 앱솔루트운용, 부산신항펀드 4년째 환매 지연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