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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떠나는 신상훈 "회장 후보 언급 힘들었다" 연말까지만 이사회 참여, 당분간 휴식·개인일정 소화 계획

김선규 기자공개 2018-11-13 09:11:0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2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겸임체제 1년은 안정적인 지주사 구축을 위한 준비기간이다. 지난 1년간 뛰어난 경영성과를 올린 손태승 회장 내정자가 착실하게 지주사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한다"

과점주주가 추천한 5명의 사외이사 중 유일하게 사퇴의사를 밝힌 신상훈 사외이사는 말을 최대한 아꼈다. 공식석상에서 여과 없이 자신의 입장을 내비친 그간의 행보와는 대조적이다. 신 이사는 연말까지만 우리은행 이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로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갖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사퇴의사를 밝힌 신 이사를 대신해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신 이사는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더벨과 통화에서 "사외이사 임기가 올해 연말까지여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측에 사퇴의사를 밝혔다"며 "특정 사외이사가 장기간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도 옳지 않고, 올드보이가 빠져야 손태승 회장 내정자에게 힘이 실려 지주사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지 않겠냐"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회장 후보군으로 자신의 이름이 올라 적지 않게 당황했다"며 "어찌 됐든 손태승 행장의 회장후보 경쟁자인 내가 이사회에 있으면 보기에도 좋지 않고, 손 행장의 경영활동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이사회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한 신 이사는 풍부한 금융업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및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이광구 후임 인선 때부터 지주 회장 선임까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후보자로 거론되면서 입장이 난처했다고 설명했다.

신 이사는 "회사 안팎에서 손 행장을 은행 CEO로 앉혀놓고 지주 회장은 외부에서 데리고 오거나 내가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아 심적으로 허탈했다"며 "지난 2년간 과점주주를 대신해 주주가치 제고와 조직의 발전을 위해 일했을 뿐이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 이사는 겸직체제 1년이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 구축을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강조했다. 1년간 어떻게 준비하고 성장전략을 수립하느냐에 따라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주사 전환 초기 우리은행 중심의 그룹 경영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 성장 전략이나 M&A 기반을 잘 다져야 한다"며 "그간 1년간 과점주주 이사회와 손 행장이 손발을 잘 맞췄기 때문에 무리 없이 지주사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신한사태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최근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2008년 '남산 3억원' 사건 연루자 10명의 위증 혐의 수사를 권고했다. 신 이사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며 "그 사건으로 고통 받은 사람들이 적절한 치유와 보상이 뒤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지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신 이사는 "연말이 되니 나를 찾는 모임과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연말과 연초에는 그간 소홀했던 사람들도 만나고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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