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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시장 침체 vs IPO 과열 정상화 과정 [Market Watch]기관 경쟁률 전년 수준 회귀…공모주 우선배정권 개선 필요

전경진 기자공개 2018-11-30 16:44:12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8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000대 1 수준까지 치솟았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경쟁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최종 공모가 역시 기업들이 제시한 희망가격을 밑도는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 침체가 아니라 과열됐던 공모주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순기능을 역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도한 수요예측 경쟁률 탓에 공모가가 높게 측정됐고, 상장 후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보는 기관투자가들도 속출했기 때문이다. IPO 시장 과열 현상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공모주 우선 배정권 제도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유에이피는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300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대유에이피가 제시한 희망가격(2600~3300) 중간값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수요예측에 566개 기관이 참여해 299대 1의 양호한 경쟁률을 기록한 덕분에 적정 수준에서 공모가를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까지 이어진 수요예측 흥행 기록들과 비교하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봇 솔루션 개발업체 로보티즈의 경우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95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높은 경쟁률 덕분에 최종 공모가 역시 희망밴드 상단(1만1300원)을 초과한 1만4000원으로 결정됐다. 같은 달 대보마그네틱의 경우에도 995.4대 1의 기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올해 1000대 1 수준의 기관 경쟁률을 기록한 IPO 기업만 9곳에 달한다. 에스에스알, 지티지웰니스, 제노레이, 에스퓨얼셀, 엘앤씨바이오, 한국유니온제약, 케어랩스 등이 역대급 수요예측 흥행을 달성한 것이다. 4분기 들어 낮아진 기관 투심을 보고 공모주 시장 침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에서는 바이오 섹터, 4차산업 혁명 관련 업종 기업들의 경우 900대 1 수준의 기관 경쟁률은 기본이었다"며 "타 업종에서도 다수의 IPO 기업들이 600~800대 1 수준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공모주 시장 침체가 아니라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에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350대 1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열된 투자 열기로 공모주 투자자들의 피해만 키웠단 분석이다. IPO기업 대부분이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탓에 기관투자가는 물론 일반 청약자들까지 피해를 입은 것이다. 피해가 누적될 경우 공모주 시장 침체가 실제 현실화될 수 있단 우려 역시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상장 기업 절반 이상이 현재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10월 증시 폭락 여파가 있었지만 여전히 공모가 이상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단 점을 감안하며 과열된 수요예측 경쟁률로 기업들의 공모가에 거품이 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모주 우선 배정권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벤처펀드(30%)와 하이일드펀드(10%) 등에 제공되는 우선권 혜택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에게 할당되는 공모주 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어떻게 해서든 청약을 받으려는 기관들 사이에 기업이 제시한 희망밴드를 웃도는 높은 가격대에서 '치킨 게임'식 주문경쟁이 일어났단 평가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제도 도입 취지는 좋지만 현실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했다면 수정 역시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공모주 배정 우선권을 부여받은 기관들은 단기 차익 실현 목적의 투자 성향이 강해 상장을 통해 기업의 장기 성장을 도모하려는 기업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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