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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수빅조선소 손실 피했다 수백억 규모 RG 지원 관련 담보 확보, 직접 자금지원 '無'

안경주 기자공개 2019-01-14 16:49:5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해외 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신청에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손실부담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생절차 추진으로 인해 선박 계약이 파기되고 발주처로부터 선수금환급요청(RG콜)이 들어와도 이미 확보한 담보를 통해 산업은행은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탓이다.

산업은행은 수빅조선소에 수백억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을 발급하면서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았다. 수빅조선소에 대한 산업은행의 직접 자금 지원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8일 산업은행과 한진중공업 등에 따르면 수빅조선소 수주잔량은 10척이다. 이 가운데 4척은 은행의 RG 발급 없이 한진중공업의 계약이행보증을 통해 선박건조 계약이 이뤄졌다. 산업은행은 6척의 선박건조 계약에 대해서만 RG를 발급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이 10년째 지속되면서 수주량 감소와 선가 하락 등을 견디지 못했다"며 "(산업은행은) 현재 6척에 대해서만 RG를 발급했다"고 말했다.

RG란 조선사가 파산 등의 사유로 선박을 인도하지 못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기로 약정한 보증서다. 산업은행이 수빅조선소에 발급해 준 RG 규모는 수백억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RG 규모가 1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이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게 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수빅조선소가 선박건조를 중단하게 되면 산업은행은 손실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RG콜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채무불이행'에 해당되는 회생절차를 추진하는 만큼 조선업 특성상 선박 계약이 파기되고 발주처에서 선수금 환급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산업은행은 수빅조선소를 대신해 수백억원 가량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RG콜이 들어오더라도 산업은행의 실질적인 손실부담은 거의 없도록 안전장치를 달아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이 RG를 발급한 6척 중 2척이 조만간 인도될 예정이고, RG를 발급해 주면서 한진중공업홀딩스 빌딩을 담보로 잡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6척 중 2척이 조만간 인도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4척에 대해서만 RG 발급 부담이 있다"며 "이마저도 한진중공업홀딩스 사옥을 담보로 잡아 향후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RG 발급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서울 삼성동 정석빌딩을 기초로 954억원대 담보를 산업은행에 제공하고 있다. RG 규모 보다 담보 규모가 더 큰 셈이다.

또 RG콜로 인해 일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수출입은행과 정산키로 약정을 맺고 있어 산업은행의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여기에 RG를 발급해 준 선박을 직접 건조해 매각하는 방안도 있다.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는 "수빅조선소가 인도하지 않은 선박도 현재 70% 이상 건조된 상황"이라며 "다른 조선소에 위탁건조한 후 직접 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수빅조선소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도 손실부담이 낮은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수빅조선소 지원에 대한 리스크 헷지를 이미 마친 상황"이라며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손실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수빅조선소와 거래 중인 부산·경남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수가 2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거래 규모는 2500만 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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