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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대표가 갖춰야 할 '초심불망'

김은 기자공개 2019-01-15 08:23:1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4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대표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앞으로 잘 될 기업인지, 곧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기업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요. 초심을 잃었느냐, 잃지 않았느냐 딱 그 차이거든요"

최근 만난 코스닥 상장사 A대표의 말이다. '물망초심(勿忘初心) 초심불망(初心不忘)'이란 경구가 있다. 일을 처음 할 때의 마음가짐을 끝내 잃지 마라, 처음에 지닌 마음을 잊지 않으면 절대 일을 망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비상장기업이 기업공개에 성공한 후 회사의 가치와 위상은 단시간 내 빠르게 높아진다. 상장 후 첫 인터뷰를 통해 대부분의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고 기본 경영 철학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하지만 상장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면서 횡령, 주가 조작 등 초심을 잃어버린 기업 대표들의 사례가 시장에 꽤 있다.

실제 바이오 기업 B대표는 상장 후 초심을 잊은 채 잿밥에만 관심을 내다 쌓아온 기업 이미지 손상과 실적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그는 기업공개와 동시에 가장 먼저 비서를 뽑고 기사가 딸린 고급외제차를 타는 등 상장사 대표로서의 격식과 지위를 따지기 시작했다. 내부에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만들고 그간 직원들과 해오던 수평적 소통을 모두 차단해버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고객사를 대하는 B대표의 달라진 자세였다. 한 곳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발품 팔았던 초심은 잃어버린 채, 어느 순간 모든 영업과 네트워크 활동을 임직원에게 떠넘겨버렸다. 고객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가 성장해왔음은 잊은 채 말이다.

게다가 그는 이윤을 내기 위해 기존과 관련이 없는 분야로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기 시작했다. 준비되지 못한 신사업은 결국 주력 사업마저 갉아먹으며 실적을 빠른 속도로 악화시켰다. 상장을 앞두고 회사의 가능성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결국 모든 손실을 떠안게 되었다. 승승장구 할 줄 알았던 대표의 성공신화는 여러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빛 바래기 시작했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업의 경우 대표가 소수 직원과 함께 설립한 작은 회사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곧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라는 자만심에 빠져버리기 쉽다. 하지만 상장을 하고 나면 기업은 모든 것이 달라진다. 더는 한 개인의 개별 회사가 아니다. 회사의 주요 사항 등이 공개됨은 물론 대표와 주요 임원의 일거수일투족은 투자자, 시장관계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통해 감시받고 평가받는다.

상장사 대표들은 결코 상장이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선례를 반면교사 삼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흐트러진 본인을 되돌아봐야 한다.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행해야 하는지, 회사가 추구하고자 하는 비전은 무엇인지 확실한 명분을 세우고 상장 후 제2의 도약을 다시 한번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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