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깨진 국내 PO 시장, SKC 생존법 '글로벌 확장' 중국서 JV 설립·동남아 진출 계획…2025년까지 생산량 100만톤으로 확대
울산(경남)=최은진 기자공개 2019-01-24 14:15:26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4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화학 공업 대표 도시인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SKC 울산공장. 지난해 유가하락과 글로벌 수요 우려로 화학 산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SKC 울산공장은 100% 가동률을 자랑하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SKC 울산공장은 개소한 후 단 한차례도 쉼 없이 가동을 이어갔을 정도로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순탄하게 운영되고 있다.SKC 울산공장은 SKC 화학사업 그 자체다. 울산공장은 지난 1987년 아르코 케미칼(Arco Chemical, 현 Lyondell)과의 조인트벤처(JV)로 설립됐다. 그러나 당시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 실망한 아르코 케미칼이 빠르게 철수를 결정, SK가 지분 전부를 인수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2001년 필름생산전문기업인 SKC로 통합됐다. 이후 울산공장은 SKC 화학부문을 도맡으며 매출 1000억원대의 핵심동력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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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화학부문의 핵심사업은 프로필렌옥사이드(PO)이다. 지난 199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O 상업생산에 성공한 후 최근까지 국내 유일생산 체제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2008년 PO 생산공법을 기존 PO/SM(병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세계 최초로 친환경 HPPO 방식을 상업화 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HPPO 공법은 PO를 생산하면서 배출되는 염소 등의 오염물질을 생성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SKC는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시켜 연간 100억원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촉매수명을 15% 가량 늘리게 됐다.
하지만 국내 유일생산 체제와 친환경 공법이라는 막강한 무기에도 불구하고 SKC 화학부문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부터 S-Oil(에스오일)이 PO 생산에 뛰어들면서다. 국내 시장에서의 PO 수요는 약 50만톤. SKC 울산공장의 캐파가 31만톤이기 때문에 그동안 생산물량 대부분이 무리없이 소화됐다. 그러나 에스오일이 경쟁에 가세하기 시작하면서 SKC는 내부 사용량을 늘리고 외부 판매량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현재 SKC의 PO 외부 판매물량은 11~12만톤에서 8만톤 수준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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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글로벌 확장을 꺼냈다.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파이 나눠먹기 싸움을 하는 것 보다 시야를 넓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보겠다는 목표다. PO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연간 30~40만톤 정도 성장한다는 점이 고무적인 상황. 바스프, 솔베이 등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꽉 잡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 시장보다 성장성이 높고 경쟁자들이 적은 아시아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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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정부가 환경오염 물질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나선 것은 친환경 HPPO 경쟁력을 갖춘 SKC에게는 좋은 기회다. 중국의 PO 생산 기업은 대부분 환경오염 물질로 분류되는 염소를 배출하는 공법을 활용한다. 중국 내 생산되는 전체 337만톤 중 염소공법이 187만톤이다. 정부의 단속과 높은 과태료를 우려하는 일부 기업은 문을 닫기도 했다.
SKC는 오는 2021년 중국에서 PO 생산 약 30만톤의 상용화를 계획하며 파트너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PO 생산량의 단가가 국내서 톤당 약 150만원~200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 약 6000억원의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중국 내 경쟁사 중 SKC의 기술력을 따라오는 곳이 아직은 없는만큼 판매처 확보도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진출이 마무리 된 후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새로운 거점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는 약 66만톤의 수요가 있으며 앞으로의 성장성도 기대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를 기반으로 SKC는 오는 2025년 PO 생산량을 100만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력 확보 등을 위해 인수합병(M&A) 등도 검토 중이다.
하태욱 SKC 화학생산본부장은 "친환경 HPPO 공법을 통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며 몸집을 키워나갈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를 넘어 세계 최초인 기술 경쟁력으로 100만톤 캐파로 생산량을 확대하는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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