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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간택' 이유…'정몽준·이재용'의 차이? [대우조선해양 M&A]삼성 '정경유착' 부담…중공업 위주 기업집단 가진 곳에 우선 접촉

이광호 기자공개 2019-02-01 07:56:4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1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뛰어들면서 조선업계가 '3강'에서 '1강1중'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1강은 현대중공업, 1중은 삼성중공업이다. 이번 '빅딜'은 조선산업 재편이라는 의미가 있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현대'일까.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우조선 인수설이 도마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품고 조선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부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두 회사는 대우조선 인수에 별 관심이 없었다. 두 회사의 관계자들은 인수 여력과 대우조선의 상황을 이유로 들면서 인수 가능성을 낮게 봤었다.

그러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우조선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그림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산은은 뒤늦게 수의계약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삼성중공업 측에도 접촉해 인수의사 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산은의 태도를 요식행위로 보고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대우조선 인수에 '삼성중공업을 왜 애초부터 배제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조선업계가 '빅2'로 재편되면 덩치가 커진 현대중공업의 가격 경쟁력은 삼성중공업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져 결국 '1강1약'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대중공업을 택했다.

만약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글로벌 수주잔량 기준으로는 1만567CGT(표준화물환산톤수)이다. 같은 기간 1만1145CGT을 기록한 현대중공업과 어깨를 나란히 해 '1강 1중'이 아닌 '2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대중공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 시점에서 짚어볼 부문은 양 회사 오너가 직면한 상황과 경영 스타일이다. 우선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중공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때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표를 맡고 재선 의원을 지내면서 정치권에 머물기는 했지만 현재로선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상태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정경유착'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집행유예 석방으로 경영에 복귀했기 때문에 정부 발 산업구조 빅딜에 참여하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 재벌 특유의 선단식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화학사업 매각 등 지난 수년간 그룹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 된 삼성중공업의 향방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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