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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 잡는 젠바디, 1조 몸값 회복할까 [제약바이오 옥석가리기]1조 밸류 구주 거래 뒤 감사의견 한정 받아…英펀드 유치로 반전 노림수

민경문 기자공개 2019-02-14 07:55:0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3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단키트 업체 젠바디엔 수식어 '1조'가 따라붙는다. 바이오 유니콘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초 1조 밸류로 구주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1조 몸값은 과거형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떨어진 수익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1조 밸류로 거래된 뒤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받는 일도 있었다. 젠바디는 IPO를 앞두고 외국계 펀드를 주요 주주로 맞아들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카바이러스를 잡는 진단키트로 유명한 젠바디는 2012년 설립됐다.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2016년만 해도 젠바디의 밸류에이션은 300억원에 그쳤다. 아주IB투자, BNH인베스트먼트, 기술보증기금 등이 250억원 기준으로 5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사실상 마지막 자본확충으로 이후에는 구주 거래만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규모 거래가 이뤄진 건 2017년 2월이었다.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아주캐피탈,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총 370억원 규모의 구주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 기준 몸값은 2016년보다 5배 오른 1500억원이었다.

젠바디
젠바디의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최대주주는 지금도 약 35%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는 정점규 대표다. 신한금융투자 등 젠바디 구주를 매입했던 증권사 대부분은 BNH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블라인드펀드에 이미 LP로 참여, 1차 투자가 이뤄진 상태로 파악된다.

젠바디 구주 거래의 백미(白眉)는 작년 1월 이뤄진 신한금융투자의 지분 매각이었다. 비전자산운용이 신한금융투자 보유 지분 일부를 매입했는데 책정된 젠바디 기업가치가 무려 1조원이었다. 1년 만에 다시 7배 가까이 올랐다. 주관사 선정 등 젠바디 상장 기대감이 본격화된 시기이기도 하다.

자기자본투자(PI) 형태로 약 4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신한금융투자로서는 '잭팟'이나 다름없었다. 일부 지분이라도 과감하게 엑시트를 결정한 최석원 PI 부서장의 안목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신한금융투자 내에서 세번째로 높은 성과급(9억 4400만원)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당시 신한금융투자의 지분 매각이 젠바디 기업가치가 '정점'으로 책정된 때였다고 보고 있다. 두 달뒤 젠바디가 감사보고서에서 한정의견을 받아 상장 플랜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외부감사인측은 재고자산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재무 성과와 현금흐름 수정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점규 젠바디 대표
정점규 젠바디 대표
이후 젠바디의 구주거래는 8000억~9000억원 대 밸류에서 상당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젠바디에 대해 가장 높이 평가할만한 것은 실질적인 매출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대다수 바이오 벤처들은 실질적인 매출 없이 기술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 받는다. 젠바디는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이익률도 좋다. 2017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5억원, 306억원이었다.

하지만 1조 밸류를 기록한 이후 수익성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직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2018년 매출은 늘고 수익성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젠바디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작년 생화학 사업부 등 신사업 투자와 인력 확충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브라질(국영제약회사 바이아파르마)에 수출하는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가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업 다각화가 젠바디의 필수 과제다. 최근 젠바디가 영국계 펀드를 2대주주로 영입해 M&A 등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해당 펀드는 구주 및 신주를 매입해 젠바디 2대주주 등극을 노리고 있다. 신주와 구주 매각 비율은 약 2:8 정도로 알려졌다. 그동안 지분 매각 이력이 없었던 BNH인베스트먼트, 아주IB 등이 이번 거래로 엑시트를 노리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거래 상대방인 영국계 펀드 역시 최대한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협상에 임하려 할 것"이라며 "구주 거래가 핵심이지만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 유입 극대화를 기대하는 젠바디로선 거래 무산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젠바디는 콧물, 혈액, 소변 등으로 질환을 진단하는 항원항체원료와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2016년 개발한 지카바이러스 신속진단키트를 포함해 총 7개 질환 진단 제품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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