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스토아, 송출수수료 부담 감내 배경은 [T커머스 점검]⑥황금채널 고액 베팅…천정부지 자릿값, 모기업엔 '호재'

양용비 기자공개 2019-02-19 07:25:00

[편집자주]

T커머스 업계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방송 심의에 따른 제재 여부나 업체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 이행 실적이 사업의 연속성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더벨은 방통심의위의 제재 횟수를 토대로 T커머스 업계의 방송 심의 준수 현황을 업체별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2016년 과기부에 제출한 유통업계 상생안 준수 현황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4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인 SK스토아가 높은 송출수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시장장악력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 T커머스 업계의 성장 전망을 고려했을 때 비용 부담이 크더라도 초기 시장 선점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쇼핑(KTH)·신세계TV쇼핑(신세계그룹)에 이어 T커머스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SK스토아는 황금채널(10번 이하) 입성을 발판으로 2021년까지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업계 1위 고지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황금채널을 얻었지만 높은 송출수수료 부담을 안게 되면서 수익성 악화는 물론 협력회사에 대한 합리적인 판매 수수료율 부과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스토아 실적



◇명당 꿰찬 SK스토아, 시장 선점 '포석'

SK스토아는 지난해 6월, KT 올레TV의 황금채널인 4번의 주인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SK스토아는 이 채널을 차지하기 위해 롯데홈쇼핑이 제시한 송출수수료(약 150억원)의 두 배 수준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업계 1위인 CJ ENM 오쇼핑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24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SK스토아가 제시한 가격은 영업이익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상당히 공격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만큼 업계는 SK스토아의 황금채널 입성을 '이변'으로 보고 있다. 당시엔 TV채널 10번 이하는 TV홈쇼핑, 30번대 이상은 T커머스로 구분할 정도로 황금채널은 TV홈쇼핑만의 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신세계TV쇼핑이 2017년 IPTV 황금채널에 입성한 데 이어 거액의 송출수수료를 제시한 SK스토아가 '명당'을 꿰차면서 송출수수료 출혈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마다 송출수수료 과열 경쟁으로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줄어들고 판매수수료율 인하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TV 홈쇼핑사의 홈쇼핑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의 비중은 2014년 30.1%에서 2017년 39.5%로 증가했다. T커머스 업계의 연간 매출이 TV홈쇼핑사보다 적은 것을 감안하면, SK스토어의 매출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12월, SK브로드밴드에서 분사한 SK스토아가 공격적으로 송출수수료를 베팅한 배경으로는 시장 선점이 거론된다. T커머스 업계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SK스토아가 황금채널을 확보해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SK스토아가 KT올레TV 황금채널에 주인이 되기 전 이미 신세계TV쇼핑은 2017년 4월 올레TV 2번 채널을 차지하며 'T커머스 황금채널' 시대를 열었다.

다만 대기업 집단 소속인 SK스토아가 거액의 송출수수료를 베팅하면서 이후 T커머스 업계의 자릿값 출혈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 SK스토아가 높인 '자릿값', SK브로드밴드는 '미소'

SK스토아 지배구조


높은 송출수수료는 SK스토아에겐 분명 부담이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판매수수료율을 낮추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SK스토아는 지난해 3분기 175억원의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전체 당기순이익(9억원)보다 20배에 가깝게 손실폭이 커졌다.

반면 IPTV사업을 영위하는 모기업 SK브로드밴드로 올라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SK스토아는 지배구조는 'SK㈜→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스토아'로 이어진다. SK㈜는 SK텔레콤의 지분 25.2%를 보유하고 있고,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지분 100%, SK브로드밴드는 SK스토아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형태다.

결과적으로 SK스토아의 송출수수료 거액 베팅은 모기업에 도움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SK스토아가 황금채널에 대한 자릿값을 올려놓은 덕분에 후발주자들도 그에 준하는 가격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SK스토아가 업계가 예상하는 수준을 넘는 송출수수료를 제시하면서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자릿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SK브로드밴드의 실적이 호전되면 이는 다시 SK스토아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SK스토아가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액을 베팅한 배경에는 이같은 계산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미 황금채널을 따내긴 위한 송출수수료 과열 경쟁으로 IPTV업체의 송출수수료 인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최근 진행 중인 송출 수수료 협상에서 IPTV 회사들은 가입자 증가에 따른 송출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