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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 총수기업 누락 파장…행동주의 펀드는 기회? 3세기업·공익재단 등 지분 소유 미기재, 주주 신뢰 훼손 악재

박창현 기자공개 2019-02-22 08:12:27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 1위 소주업체 '무학'이 최대주주 측 공시 누락으로 금융당국 제재가 예상되면서 최대 현안인 행동주의 펀드와 감사 선임 표 대결에 미칠 파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과실일 수 있지만 누락 대상이 최재호 회장 가족 회사라는 점에서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너 일가 회사들의 무학 지분 보유 현황이 수년간 누락된 만큼 기관 및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배주주 신뢰 문제가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학은 최근 최 회장 가족기업들이 특수관계인 명단에서 누락된 점을 확인하고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규정 위반 내용을 신고했다. 특수관계인 명단 누락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공시 위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상장법인은 본인을 포함해 특수관계자들의 지분 보유 현황과 변동 내역을 정확히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무학은 특수관계자인 '좋은데이나눔재단'과 '지리산산청샘물', '화이트플러스', '엔팩' 등의 지분 보유 내역을 수년간 누락했다. 이들은 총 10%에 육박하는 무학 지분을 갖고 있다. 명백한 공시 규정 위반이다.

금감원은 무학의 공시 위반 사안에 대해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한 후 심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위반 동기와 중대성 여부를 따져 최종적으로 주의와 경고, 과징금, 검찰 통보 등의 행정 조치를 내리게 된다.

무학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미국계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과 감사 선임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주주 지분 누락 문제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주주 신뢰 훼손 이슈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누락 대상이 모두 오너일가 지배를 받는 가족회사라는 점도 부담이다.

좋은데이나눔재단은 최 회장 일가가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고 장남 최낙준 사장이 이사회 일원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화이트샘물' 브랜드로 유명한 '지리산산청샘물'과 광고대행 계열사 '화이트플러스', 주류 포장업체 '엔팩'도 최 회장, 장남, 부인 등 직계가족들이 과반 이상의 이사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최 회장 일가가 완벽하게 의사 결정권을 쥐고 있는 가족회사들인 셈이다.

가족기업들이 그동안 드러나지 않게 상당한 무학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일반 주주들의 오해를 살 여지가 크다. 이들 기업들은 약 10% 가량의 무학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행동주의 펀드와의 감사 선임 표 대결이 벌어지면 백기사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반주주들은 막강한 영향력을 갖춘 가족기업들의 존재를 수년 간 알지 못했다. 만약 해당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계속 베일에 쌓인채 넘어갈 수 밖에 없었던 사안이다. 이번 사태가 주주 신뢰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SC펀더멘털의 신임 감사 주주 제안은 표면상 단순 임원 추천 안건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경영진 경영 평가 성격이 짙다. 감사는 이사회 멤버인 등기임원이다. 행동주의 펀드가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현 경영진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최 회장 일가가 다른 주주들의 신뢰를 잃어 감사 자리를 내준다면 향후 경영 활동에 있어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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