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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제로' 페르노리카, 퇴각로 여나 [비틀거리는 주류업]②판권 매각·구조조정에 철수까지 고려…배당 유출로 사업지속 여력 감소

이충희 기자공개 2019-02-26 09:25:11

[편집자주]

2019년 국내 주류업계는 거센 변화 흐름에 직면했다. 술자리 문화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넘쳐나면서 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주류업체들의 현 상황과 각사의 신사업 전략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2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이 추락하고 있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갖은 구설수에도 휘말리고 있다. 지난달 주력 제품인 임페리얼 위스키 판권을 매각한데 이어 이달부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회사 안팎으로 상당히 뒤숭숭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노조와 회사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현재 장 투불 대표이사의 검찰 조사까지 거론되고 있어 상황은 더 악화일로로 치닫는 중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위스키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한국에서 사업 규모를 축소해가며 조금씩 퇴각로를 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페리얼 매각·구조조정 이어 사장 검찰 송치…뒤숭숭한 페르노리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오는 3월 말부터 임페리얼 위스키 판권을 신생법인 드링스인터내셔널에 넘기기로 했다. 당초 암페리얼 판매 법인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자체 매각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략을 수정했다. 매각가가 최소 600억원 안팎으로 제시되면서 매수자를 찾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페리얼 매출 실적과 견줘 매각가가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임페리얼 위스키의 판권은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임페리얼 위스키 판권만 매각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회사 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현재 270여명인 직원 숫자를 90여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매출 대비 비대해진 임페리얼 영업조직 구조조정을 위해 판권만 매각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부당노동행위 등 명목으로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을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하기도 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회사 경영을 둘러싼 환경이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국에서의 사업 철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효율적인 조직을 꾸려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봐달라"라면서도 "현재 경영상 위기로 사업을 접고 철수하는 상황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껍데기만 남은 페르노리카임페리얼, 올해 배당금 얼마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한국 시장 철수 카드까지 빼드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신사업 추진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토종 위스키 임페리얼 판매만 전담했던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이제는 회사 자체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임페리얼 판매만 전담했던 법인으로 현재 별다른 역할이 남아있지 않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조직을 개편하는 단계로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등 두 법인에서 새로 추진하는 사업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페르노리카코리아 법인이 담당하는 발렌타인, 앱솔루트 같은 글로벌 브랜드 위스키 판매에만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페르노리카 본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에 남아있는 자금을 회수해갈 것이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총자산은 약 121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중 자본금 686억원을 포함한 자본총계는 744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이번 임페리얼 판권 매각으로 현금은 좀더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된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이 매년 3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올려왔던 것을 감안하면 회사에 남아있는 곳간은 그리 풍족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페르노리카 글로벌 본사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을 인수했던 2005년(915억원)보다 오히려 자본금이 줄어들었다.

페르노리카임페리얼

매년 본사가 배당금을 적지 않게 거둬가면서 현금이 쌓이지 않았던 게 배경으로 보인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모회사인 얼라이드 도메크 홀딩스(Allied Domecq Holdings)와 페르노리카 본사는 2016년 252억원, 2017년 91억5000만원, 2018년 115억원 등 매년 당기순이익보다 더 많은 현금을 배당으로 책정해 왔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은 임페리얼 판권이 매각돼 현재 껍데기만 남았다"면서 "올해 결산 배당이 끝난 뒤 본사의 배당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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