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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평가, 회계·계리법인 의뢰…반응은 미온적 [교보생명 IPO]RFP 5곳 전달, 외국계 2곳만 회신… 신 회장 '3개 협의안' 활용 가능

전경진 기자공개 2019-03-14 12:58: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3일 14: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 추진 의사를 거듭 밝힌 가운데 기업 밸류에이션(EV) 평가를 보험계리법인과 회계법인에 의뢰한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한 후 투자 회수금 규모에 대해 쌍방의 이견이 큰 상황이라 주목된다.

교보생명은 FI들의 지분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외국계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국내외 회계·계리법인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입찰제안서를 받은 곳도 회신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EV 평가에 따라 IPO 공모 가격(주당 평가액) 역시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창재 회장이 FI에 제안한 3가지 협의안의 실현 가능성도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RFP 발송, 회계법인 선정 착수…교보생명 "예정된 IPO 일정"

13일 투자은행(IB)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국내외 회계·계리법인들에게 기업가치 평가를 의뢰하기 위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총 5곳의 회계·계리법인에게 RFP가 전달됐다. 국내 회계·계리법인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현재 외국계 계리법인 중 밀리만과 타워스왓슨이 회신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보생명은 보험사들의 통상적인 IPO 절차라는 입장이다.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 달리 보험사의 보험상품(보유 자산)은 객관적인 내재 가치 평가가 어려워 외부 전문기관에게 EV 평가를 따로 의뢰한다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등 다른 보험사들도 IPO에 앞서 EV평가를 단행했다"며 "현재 RFP 접수를 진행 중이며 IPO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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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관 EV 평가, FI 지분 가치 측정에 활용될 듯

시장에서는 IPO를 준비 중인 교보생명의 EV평가 의뢰가 예상 시가총액 측정보다는 FI들의 지분 가치를 평가하는데 활용도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EV평가가 IPO 기업의 의무사항은 아니다. 통상 상장예정법인의 EV 평가와 예상 시가총액은 주관사와 발행사가 협의해 재량으로 측정한다.

또 IPO 기업의 실제 몸값은 외부 기관의 평가가 아닌 기관투자가들의 '호가'로 최종 결정된다. IPO 대표 주관사가 주당 평가가액을 설정해 수요예측 때 희망가격으로 제시하지만 기관들이 청약 과정에서 제시하는 가격에 따라 주당 공모가와 시가총액이 결정되는 것이다. 외부 기관에게 평가받은 EV가 IPO 공모 과정에서는 단순히 참고용 자료로만 활용되는 셈이다.

특히 교보생명이 현재 FI들과 투자금 회수 규모에 대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EV가 IPO보다는 엑시트 갈등 해소에 더 주효하다는 분석이다. FI들이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하면서 투자한 원금 총액은 약 1조25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현재 FI들은 엑시트 지연으로 시간이 흐른 것을 감안해 지분의 가격을 2조원 이상(주당 40만9000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계·계리법인에 EV 의뢰를 통해 얻게 되는 실익이 IPO 보다는 FI와 지분 가치를 두고 벌이고 있는 갈등을 끝내는 데 있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IPO 자체가 시장에서 기업의 공정가치를 평가받고 증시에 입성한다는 개념인 만큼 IPO 몸값 측정보다는 FI 지분 가치 평가를 위해 활용되는 측면이 더 커 보인다"며 "보험사들이 상정 전 외부 EV 평가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IPO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고 설명했다.

신창재 회장, FI에 3가지 옵션 제시…EV 평가 활용도 '주목'

교보생명이 12일 제시한 3가지 FI 엑시트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도 EV 평가는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제기된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FI들에게 △ 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한 엑시트 △ FI지분의 제 3자 매각 △ IPO 후 차익 보전 등 세가지 협의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3가지 안 모두 FI 지분 가치가 얼마인지를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협의안 시행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일 수 있다.

우선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EV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FI 엑시트 목적으로 배정할 IPO 구주매출 물량을 확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22년 보험업권 새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2조원가량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신주발행 물량에 더해 2조원 수준의 구주매출(FI 엑시트) 물량은 부담스런 상황이다. 외부 기관의 평가를 기반으로 FI들에게 적정 구주매출 규모를 설득할 수 있는 셈이다. 이후 차익 보존용 자금 규모도 줄일 수 있다.

ABS의 경우 기초자산의 평가액에 따라 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STB) 발행 규모가 결정된다. 지분 가치 평가에 따라 유동화시장에서 따로 자금을 끌어모으는 부담이 경감되거나 증폭될 수 있다.

제 3자 매각 역시 현재 교보생명의 지분 매각가에 대한 시장 안팎 의견이 나뉘는 만큼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평가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페어마켓밸류(공정 시장 가치)는 통상 IPO 보다는 지분 매각이나 FI 엑시트를 위해서 선제적으로 진행되는 절차"라며 "현재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해 평가된 EV가 FI 협상과 IPO 완주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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