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사외이사 후보 60%가 '사내부서' 추천 [이사회 분석] KB·신한 '사무국 추천' 전면배제…다양성·독립성 취약 평가도
원충희 기자공개 2019-03-26 09:25:3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1일 16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회사들은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를 위해 주주, 외부 전문기관 등 추천경로를 외부에 열고 활용하는 추세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부터 지원부서(이사회 사무국) 추천을 받지 않았으며 신한금융도 지난해 1월부터 지원부서 추천을 배제했다.이와 달리 하나금융지주는 사내부서 추천비중이 상당히 높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경로에서 지원부서 비중이 높은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다양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타사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의 '2018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확정된 사외이사 후보군은 149명이다. 이 가운데 50명이 외부자문기관, 8명이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후보군에 합류했다. 나머지 91명(61.1%)은 지원부서(내부) 추천을 통해 후보군에 들어왔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윤종규 회장 체제가 들어선 2015년부터 지원부서 추천을 배제했다. 당시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갈등으로 불거진 'KB사태' 과정에서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을 수용, 외부기관과 주주 추천으로만 후보군을 구성키로 제도를 바꿨다. 작년 하반기 확정된 사외이사 후보군을 보면 116명 중에서 외부기관 추천이 115명, 주주 추천 1명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작년부터 지원부서 추천을 받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 확정된 사외이사 후보군 131명의 추천경로를 보면 100명이 외부기관, 31명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이다. 신한금융 사추위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니 사외이사 추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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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 비해 하나금융은 유독 지원부서 추천 비중이 높다. 지난 2016년 하반기 사외이사 후보 추천경로를 보면 114명 중에 외부자문기관은 5명에 불과했다. 98명(86%)이 지원부서 추천이다. 2017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지난해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작년 상반기 사외이사 후보추천에서 외부자문기관 추천후보를 61명(36.3%)으로 늘렸다. 지금도 5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타 금융지주사에 비해 내부추천 비중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금융지주사들이 사내부서 후보추천을 배제하고 외부기관 추천을 확대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를 위해서다. 금융당국이 최근 몇 년간 지배구조를 면밀히 보면서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인 점도 고려됐다.
당국이 사내부서의 사외이사 후보추천을 백안시하는 이유는 이 과정에서 내부참호 구축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돌려막기 사례가 많다. 이번에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추천된 이정원 전 신한은행 부행장도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하다 지주로 옮겨가는 케이스다.
이런 식의 사외이사 재활용은 그룹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을 이사회에 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외이사가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하고 경영승계 리스트를 관리하는 점을 감안하면 유착관계가 형성될 위험도 있다.
기업지배구조 연구기관의 관계자는 "이사회 사무국 등 지원부서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감독당국의 사외이사 다양성, 독립성 강화기조와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주, 외부전문기관 등 외부추천을 최대한 활용해 다양화하는 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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