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업체 인수 하나금투PE, 투자 밑그림은 판매 채널 확보 등 수직계열화…시너지 극대화
김혜란 기자공개 2019-03-25 08:19:4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2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 프라이빗에쿼티(PE)가 육가공·유통업체 두 곳을 잇달아 인수해 식자재 유통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나금투PE는 지난해부터 육가공업체를 사들인 뒤 판매 채널 사업군을 추가로 인수하는 '볼트온(Bolt on)' 전략을 통해 관련 포트폴리오 기업을 네 곳으로 늘렸다. 육류 생산과 유통, 판매에 이르는 밸류 체인을 갖춰 인수 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하나금투PE는 지난해 한우 육가공업체 효창육가공에 대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최근 수입육가공·유통업체 세중의 경영권 지분 80%를 인수했다. 두 회사 모두 육류를 가공한 뒤 도·소매상에 유통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하지만 효창육가공은 한우를, 세중은 수입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취급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눈에 띄는 것은 육류를 납품할 업체도 함께 인수했다는 점이다. 앞서 효창육가공을 인수할 때는 한우 전문 외식업체 뚝심한우를 보유한 뚝심도 함께 사들여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이를 통해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앴고 뚝심한우가 파는 육류의 가격·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육가공업체인 세중을 인수할 때도 비슷한 투자 패턴을 보였다. 하나금투PE는 지난달 가정간편식(HMR) 제조·판매 기업 프레시지 지분 33%를 260억원에 인수했었다. 이번에 세중 투자를 결정할 때도 프레시지와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시간상 프레시지 투자가 먼저 이뤄지긴 했지만, 프레시지를 세중의 판매 채널로 포지셔닝하려는 구상으로 세중의 투자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프레시지가 사용하는 식자재는 한우보다 수입육 비중이 높다. 세중과 프레시지를 협력사로 엮으면 세중은 프레시지라는 HMR 유통 채널을 새롭게 확보할 수 있다. 프레시지도 납품받는 육류의 가격·품질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 건의 거래를 단행하면서 하나금투PE가 가장 주목한 것은 육가공·유통업체의 확장성이다. 과거에는 축산물 수입업체나 육류가공장에서 나온 고기가 식당과 정육점에 도달하려면 몇 단계 도·소매상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온라인 직거래 확대 등 중간 판매 단계를 생략하는 방향으로 육류 유통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효창육가공과 세중은 중간거래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외식업체와 HMR 기업에 육류를 납품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동원F&B가 온라인 축산물 유통업체 금천미트를 인수하고, 지난해 스탠다드차타트프라이빗에쿼티(SC PE)가 육가공업체 선우엠티를 인수한 것도 이런 성장성·확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하나금투PE는 앞으로도 인수 기업 네 곳의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세중의 경우 하나금투PE가 투입한 200억원 전액이 공장 증설 등 사업 확장 자금으로 고스란히 쓰일 전망이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경영진인 남정우 대표가 최대 주주 자리를 포기하면서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는 구조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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