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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시작부터 끝까지…파란만장 완주 스토리 [코웨이 M&A]윤석금 의지+스틱 역할+한투 베팅 '합작품'

한희연 기자공개 2019-03-25 08:18:3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2일 1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웨이가 6년 만에 웅진그룹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초 '경업금지 조항'이 해지된 것을 기점으로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타진해 왔던 웅진그룹은 냉담하던 MBK파트너스로부터 기어이 코웨이를 되찾아왔다.

가시밭길이었던 인수 과정이 있었기에 딜 클로징 전날까지 시장은 웅진의 딜 완주 가능성을 100% 확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과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조력으로 웅진은 끝내 딜을 완주했다.

◇ 2018년 1월 경업금지 해제…웅진, 코웨이 인수의지 공식화

22일 웅진그룹은 코웨이 지분 22.17%(1635만8712주) 인수를 위한 최종 잔금을 치렀다. 지난해 10월 MBK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딜 클로징 전에는 거래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었다. 최종 잔금이 치러지기 전까지는 섣불리 결론 내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그만큼 코웨이가 돌고 돌아 웅진에 다시 돌아오는데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웅진이 코웨이 인수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은 2017년 말 부터다. 이듬해인 작년 1월 경업금지 조항 해제를 앞두고 인수 주관사를 선정하며 인수 의지를 공식화 했다. 웅진은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넘기면서 향후 5년간 국내에서 렌탈 사업을 영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작년 1월을 기점으로 이 계약에서 자유로와진 셈이다.

코웨이는 지난 2013년1월1일부로 주인이 웅진그룹에서 MBK파트너스로 바뀌었다.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그룹이 어려워지자 웅진은 그룹의 알짜 회사였던 코웨이를 매각했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의 마음속에는 언젠가 다시 코웨이를 되찾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꼭 6년이 걸렸다. 지난해 10월 SPA 체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윤 회장은 "자식을 되찾은 기분"이라고 격한 감정을 표현했다.

◇ 웅진 러브콜에 MBK 반응 냉랭…6년간 쌓인 불신 원인

웅진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코웨이를 되찾겠다고 구애작전에 나섰지만 MBK파트너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미 웅진과 MBK파트너스와의 관계는 멀어질 만큼 멀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이 인수의지를 공식화한 2017년 말 시점만 해도 양측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7년 5월 코웨이 지분 5%를 블록딜로 팔며 중간 엑시트를 시도한다. 인수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양한 중간 회수 방식을 고심하는 중이었다.

이에 웅진은 곧바로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웅진은 "2012년 코웨이 지분 매각 당시 우선 매수권을 받았는데 MBK파트너스가 웅진의 의사를 묻지 않고 블록딜로 지분을 팔았기 때문에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 판결이 MBK파트너스에 유리하게 나오자 웅진은 항소를 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소송은 MBK파트너스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법정공방은 MBK파트너스에게 웅진은 '신뢰할 수 없는' 상대임을 두번째로 각인시킨 사건으로 남았다.

웅진이 MBK파트너스에게 신뢰를 잃게 된 첫번째 사건은 2012년 코웨이 인수 추진 과정에서부터 불거졌다. 2012년 9월 MBK파트너스는 코웨이를 인수하기로 웅진그룹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잔금 납입만을 앞두고 있었다. 이때 웅진이 기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MBK파트너스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당초 잔금납일 기한은 2012년10월4일이었으나 웅진이 이를 앞당겨 달라고 요구해 이를 10월2일로 조정했다. MBK파트너스는 딜 클로징 이전 잔금납입 확약서도 써 줬고 웅진은 이를 레버리지 삼아 금융권 차입까지 한 상태였다 웅진이 급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종료 직전까지 갔었던 코웨이 M&A는 올스톱 됐고, MBK파트너스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뻔 했다.

다행히 법원이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인수를 인정하면서 당시 거래는 일단락 됐지만 MBK파트너스로서는 웅진을 믿지 못하게 된 시발점이 되고 말았다.

◇ 협상 물꼬튼 스틱·시원하게 베팅한 한투…코웨이 되찾기의 일등공신

2018년 1월 경업금지 해제를 기점으로 웅진이 한발짝 다가갈 때마다 MBK파트너스는 두발짝 물어났다. 지난해 8월 웅진그룹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코웨이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MBK파트너스는 보도자료를 내 "웅진에 대한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매물을 팔아야 하는 사모펀드(PE)가 특정인에게의 매각 거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 히스토리를 감안하면 충분한 반응이었다.

MBK파트너스는 더 나아가 9월에는 블록딜로 지분 5%를 더 팔았다. 웅진그룹과 더욱 선을 그어버린 셈이다. 2017년 말 코웨이 인수를 공식화 한지 1년이 다 되어 가도록 양측은 제대로 된 협상테이블에 한번도 앉은 적이 없었다. 웅진그룹이 신의성실 서약이 담긴 제안서를 들고 찾아가도 MBK파트너스가 이를 열어보지도 않고 돌려보냈다는 얘기는 2018년 9월에도 회자됐다.

하지만 2018년 10월 딜은 급반전을 맞이한다. 여기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이 컸다고 알려졌다. 웅진의 러브콜에는 응답하지 않던 MBK파트너스도 동종업계에 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는 열렸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중재로 웅진의 제안이 전달됐고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논의 시작 한달도 채 되지 않아 10월 29일 SPA(주식매매계약)가 체결됐다.

사실 MBK파트너스가 웅진그룹의 제안을 1년간 외면했던 데는 신뢰의 문제 뿐 아니라 자금 조달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웨이 지분 인수를 위해 크게는 2조원 가까이 되는 자금 조달이 필요했는데 웅진그룹의 보유 현금 등으로는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여력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이는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인수 자금 대부분을 외부로부터 들여오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2017년 중에는 8만~9만원대를 유지했던 코웨이 주가는 웅진그룹에의 매각 SPA가 체결된 10월 29일 6만100원으로 5년래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웅진의 금융 조력자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1조1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했고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프로젝트 펀드 5000억원도 총액인수 했다. 결국 웅진의 코웨이 재인수는 윤 회장의 끈질긴 의지와 FI의 베팅이 이끌어낸 결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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