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05일 09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B프라이빗에쿼티(이하 LB PE)는 이번 성장지원펀드 그로쓰캡(Growth-Cap) 분야에 도전장을 낸 운용사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하우스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최근 2차전지 생산업체 에코프로비엠까지 연이어 세컨더리 투자 '대박'을 터트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세를 몰아 이번에 성장지원 펀드 위탁운용사 자격까지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LB PE가 지난 2017년 말 LB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한 후 추진하는 첫 펀드레이징 작업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 산업은행의 낙점을 받는다면, 그동안의 투자 성과와 실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독자적인 펀드레이징 역량까지 입증할 수 있다. 하우스로서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도전에 나선 셈이다.

LB PE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구본천 대표가 이끄는 벤처캐피털(VC) LB인베스트먼트에서 2017년 말 분사했다. 우리투자증권 PE본부장을 거쳐 2013년 당시 L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로 합류한 남동규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홀로서기'에 나선 LB PE는 전문 PEF 운용사로서 나름의 색깔을 만들어 나갔다. LB인베스트먼트 PE사업부 시절 조성한 펀드를 통해 세컨더리 투자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고 그에 걸맞은 성과도 내놨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다. LB PE는 분사 전인 2017년 7월 결성한 세컨더리 펀드를 통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단행했다. 산업은행과 고용보험기금이 핵심 출자자(LP)로 참여해 1210억원 규모로 조성된 블라인드 펀드였다.

같은 해 9월 SV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보통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189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8개월 만인 지난해 5월 보유 지분 전량을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하면서 560억원을 회수했고, IRR(내부수익률) 38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두 번째 투자처는 2017년 말 투자한 에코프로비엠이었다. LB PE는 당시 다른 PEF 운용사인 BNW인베스트먼트와 SK증권 PE가 공동 운용하던 펀드로부터 에코프로비엠 보통주 210억원어치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주당 매입가는 3만원이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뒤 현재 주가는 6만900원(4일 종가 기준)이다. 아직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2배 넘는 시세차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슈마커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신발유통업체 에스엠케이티앤아이 지분을 매입하는 등 세 건의 세컨더리 투자로 최소 세컨더리 투자비율(40%)을 모두 충족했다. 세컨더리 투자는 아니지만, 지난해 폐윤활유재생업체 덕인인터라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로 펀드 설립 1년6개월여 만에 펀드 전체 소진율 60%를 달성한 상태다.

세컨더리 펀드는 이미 PEF 투자를 거친 기업에 재투자하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업사이드'(기업 가치 상승)를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투자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LB PE는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이 있는 딜을 발굴하는 안목과 인수 기업의 가치 제고를 이끌어내는 역량을 입증하며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 왔던 만큼 이번 성장지원 펀드에서 운용사로 선정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LB PE는 새로 설정하는 블라인드 펀드 역시 세컨더리 투자 전략을 계속 가져갈 계획이다. 성장지원펀드의 경우 주 목적 투자 분야를 운용사가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다. 첫 번째 세컨더리 펀드의 성과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향후 진행될 2차 평가에서도 세컨더리 투자 운용 강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