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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라자문, 타깃 '중소형주'…유료 컨설팅 '차별화' [행동주의 헤지펀드 분석]②시총 4000억원 미만 중소형사 주타깃, 헤지펀드 시장 진출 '타진'

서정은 기자공개 2019-04-18 13:36:00

[편집자주]

투자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확산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충분히 조성돼 있다. 덩치가 크지 않지만 국내 사모 헤지펀드들도 액티비스트(Activist)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더벨은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고 있는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의 운용철학과 전략, 핵심인물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1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브라투자자문의 명칭은 미국의 중소형주 펀드매니저 랄프웬저의 저서 '사자 나라의 얼룩말(Zebra in Lion Country)'에서 따왔다.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얼룩말은 풀을 배불리 먹으면서도 사자에게 먹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를 찾아야한다. 투자에 비유하면 '작지만 강한 기업'을 찾는 것이 생존전략이 돼야한다.

제브라투자자문
<제브라투자자문 회사 로고, 홈페이지>
제브라투자자문의 투자 대상이 중소형주인 것도 여기서 비롯된다. 통상적으로 시가총액 3000억~4000억원 미만의 저평가된 기업 중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해왔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형주가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많을 뿐더러 수익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회사의 운용규모를 고려했을 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제브라투자자문은 기업들과 우호적인 소통을 전제로 하는 관계형 투자를 지향한다. 숱하게 이뤄진 관여활동을 알리지 않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주주서한을 공개하는 등 대외적인 액션을 취하는 것과는 대조된다.

제브라투자자문 관계자는 "중소형주들이 대기업에 비해 리서치에서 소외되다보니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게 된 것이라고 본다"며 "이들의 숨은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우호적인 관계를 전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실제 이런 전략들이 주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가 활성화되면서 제브라투자자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이다. 컨설팅을 위해서는 기업의 내밀한 부분까지 알아야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된다. 유료로 진행된다는 점, 투자자와 피투자기업이 아닌 컨설팅 업체와 의뢰인의 관계라는 점에서 다른 금융사들의 컨설팅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컨설팅 내용도 다양하다. 중소형사는 대형사에 비해 IR 역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IR 자료를 만드는 것부터 부실한 경우가 많다. IR자료를 어떻게 만드는지, 시장과는 어떻게 소통해야하는지 등도 모두 컨설팅 대상에 포함된다. 이 사업은 제브라투자자문이 설립 초기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이지만 최근 들어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제브라투자자문은 매년 1건 이상 컨설팅 계약을 수주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너들이 '방어'를 목적으로 자문 요청을 하는 경우도 종종 나오고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경영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받기 전에 회사의 취약점을 바꾸려는 기업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해외 액티비스트로부터 타깃이 된 기업들을 방어해준 사례도 3건 이상 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브라투자자문은 헤지펀드 시장 진출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있다. 총 100억원대의 일임, 자문 규모로는 금융 시장이나 기업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펀드를 운용하면 의결권 행사가 보다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선을 손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첫 상품이 나온다면 지배구조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헤지펀드가 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시점상 언제가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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