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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퇴진]'자구안 반려'…2017년 금호타이어 데자뷰아시아나항공 매각 압박…최악의 경우 워크아웃, 연착륙 방안 고심

고설봉 기자공개 2019-04-12 10:15:07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1일 16: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9월12일.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였던 박삼구 회장은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자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9부 능선 앞에서 금호타이어 인수가 파행을 겪은 가운데 산은은 박 회장에게 금호타이어를 살릴 자구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산은은 박 회장이 제출한 자구안을 번번이 반려했다.

2019년 4월10일. 산은은 박 회장이 던진 공을 튕겨냈다. 박 회장이 마련한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을 외부에 공개하며 시장의 평가를 지켜봤다. 11일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나서 박삼구·박세창 부자를 향해 '아시아나항공에서 손 떼라'고 경고했다. 이어 산은은 채권단 회의를 거쳐 박 회장이 마련한 자구안을 반려하기로 최종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위기 해법을 두고 산은과 금호그룹의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금호그룹은 "5000억원 추가 지원"을 포함한 자구안을 산은에 제출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산은은 "신뢰를 회복하기 미흡하다"며 자구안을 돌려보냈다. 아시아나항공을 두고, '한번 더 믿어 달라'는 박 회장과 '이제 그만 손 떼라'는 산은 간 줄다리기는 2017년 9월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는 산은과 박 회장 간 기싸움은 2017년 금호타이어 사태의 데자뷰다. 2017년 금호타이어 매각 및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과 박 회장 간 줄다리기가 2019년 아시아나항공을 두고 다시 재현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다른 점은 그 때는 산은이 금호타이어의 주인이었고, 지금은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꼬인 실타래' 어떻게 풀었나…자구안 반려, 경영권 박탈

2017년 8월17일 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 대상자였던 더블스타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매각가격을 종전 9550억원에서 8003억원으로 16.2%(1547억원)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산은은 9월5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 인하 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매각이 무산되자, 채권단은 당시 금호타이어 경영을 맡고 있던 박 회장에게 자구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자구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미진할 경우 박 회장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경영권을 박탈하기로 했다.

2017년 9월12일 금호그룹은 '중국 공장 최대 4000억원, 유상증자 2000억원, 대우건설 지분 매각 1300억원'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제출했다. 산은은 "자구안을 보완하라"며 반려했다. 산은은 "중국 공장 매각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고, 구체적인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내용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며 반려 사유를 밝혔다.

2019년 4월11일 아시아나항공이 제출한 자구안은 결국 채권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산은은 "금호 측이 제시한 자구계획에 대하여 대부분 부정적 입장"이라며 "채권단은 금호 측의 자구계획에 대해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한다 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전달하고,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하여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년 9월에도 산은은 금호그룹과 협의를 진행한 뒤, 수정된 자구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고, 박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했다.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실마리가 풀린 결정적 계기였다.

◇아시아나항공 자구안 반려, 매각 수순 밟을까…워크아웃 우려도

더블스타로의 1차 매각 시도 실패한 뒤 금호타이어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다. 공을 다시 떠안은 산은은 장고에 들어갔다.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 등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에 돌입했다. 매각이 한 차례 불발된 상황이었고, 박 회장 해임 뒤 매듭을 풀어가려고 했던 산은의 전략도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과 충돌로 출구를 찾지 못하던 때였다.

산은은 2017년 12월 금호타이어 재매각을 위해 조직을 보강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매각과 구조조정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산은은 금호타이어 문제를 주관하던 구조조정1실 CR3팀에 인수·합병(M&A)팀, 대외협력팀을 추가하고 법무 업무를 지원할 변호사 2명도 파견됐다. 구조조정팀이 금호타이어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는 동안 M&A팀의 매각작업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한 조치였다.

2018년 2월23일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이사회는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맺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더블스타로의 재매각 가능성과 자구안의 부실 등으로 MOU 체결은 계속 연기됐다. 당시 MOU 체결이 좌절될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뒤, 청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불거졌다.

2018년 2월26일 산은은 MOU 체결을 한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다시 27일로 연기했다. 28일 산은은 금호타이어 채무 상환 유예에 대한 결정을 1개월 미뤄 3월 말에 처리하기로 했다. 3월2일 산은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국법인 정상화를 통한 경영안정 제고, 신규투자를 위한 유동성 확보, 채권단의 손실 최소화 등의 관점에서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가장 합리적이다"고 강조했다. 이후 산은은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 4월9일 총 6463억원에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로 매각됐다.

2019년 4월11일 산은은 자구안을 반려하며 박 회장과의 재협상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 및 재계에서는 사실상 산은이 박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라'는 통보를 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이미 산은 내부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연착륙을 위한 계획들이 세워지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산은과 박 회장 간 줄다리기가 장기화 하는 모양새지만, 이미 산은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항공대란 등을 의식해 최대한 아시아나항공이 연착륙할 수 있게 항공기 리스사 등과 사전 협의를 할 준비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매각이 가장 깔끔한 해결책이지만, 박 회장이 계속 버틴다면 워크아웃도 고려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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