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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문가' 이갑수, 이마트 혁신의 구현자 [신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⑦38년 '신세계맨'…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신사업 성공 주역

정미형 기자공개 2019-04-30 09:33:12

[편집자주]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는 신세계그룹에도 컨트롤타워는 존재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직속 조직으로 알려진 '전략실'이다. 계열사 업무 조율과 지원은 물론 그룹의 대형 M&A도 전략실 주도로 이뤄졌다. 남매 분리 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전략실의 기능과 권한에도 변화 조짐이 엿보인다. 전략실을 중심으로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주요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9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을 혁신으로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의 신사업 광폭 행보에 발을 맞춰준 이가 있다. 바로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사진)이다. 정 부회장이 신사업 아이디어 뱅크라면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시켜주는 이는 이갑수 사장이다. 노브랜드와 피코크로 대표되는 자체브랜드(PB) 사업과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등을 성공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신세계그룹 양대 축 중 하나다. 이 사장은 바로 그 이마트를 최전선에서 이끄는 수장이다. 이마트에만 21년, 신세계그룹으로 치면 38년째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
이 사장은 부산고와 경희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82년 신세계로 입사해 1999년까지 신세계백화점에 몸담았다. 그해 11월 신세계 이마트 서부산점 점장을 맡으며 계열사인 이마트로 자리를 옮겼다. 대형 마트 사업 초창기로 1993년 문을 연 이마트가 사업을 안착시키던 시기였다.

◇'현장 전문가'에서 '장수 CEO'로

이 사장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지닌 '영업통'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경력이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 치중돼 있다. △2005년 마케팅담당 상무 △2008년 가전레포츠담당 상무 △2009년 판매본부장 △2011년 고객서비스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4년 영업총괄부문 대표이사에 처음 발탁된 데도 그의 현장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한몫했다. 당시 고객의 의중을 섬세하게 헤아려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였다. 내부에서도 "될 만한 인물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사장은 올해로 5년 넘게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마트 내에선 장수 CEO로도 통한다. 그동안 이마트 사장들 재임기간이 대체로 4년을 넘지 못했던 탓이다.

신세계에서 분할된 2011년 5월 이후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2011년 5월~2013년 3월) △최병렬 전 대표(2009년 12월~2012년 11월) △허인철 전 대표(2012년 12월~2014년 1월) △김해성 전 부회장(2013년 12월~2016년 11월) 등으로 김해성 전 부회장이 3년 4개월로 가장 길다.

이 사장이 대표에 오른 이후 김해성 전 부회장이 함께 이마트를 이끌다가 이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뀐 것도 임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전 부회장이 2선으로 물러나며 이전까지 이마트 내 유지됐던 경영촐괄부문과 영업총괄부문 각자 대표 체제가 무너졌다.

◇정용진 아이디어-이갑수 실행력 '호흡 척척'

이 사장이 대표에 오른 이후 유통업계는 온오프라인 채널 간 경계 없는 무한 경쟁의 시기를 겪고 있다. 다행히 이마트는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업계 내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 PB 상품에 더해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등은 성공적인 실험으로 꼽힌다.

특히 노브랜드는 이마트 PB 상품에 머물지 않고 자체 매장까지 오픈하며 성공궤도에 올랐다고 정평 나 있다. 체험형 가전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는 남성들에게 더 인기다. 전통적 소비층인 주부 외에도 남편과 아이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곳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런 성공에는 총수인 정 부회장과 이 사장의 호흡이 잘 맞은 게 큰 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면 이 사장이 그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실무자로 뒷받침해왔다.

여기에는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대형마트의 수장으로서 이 사장의 고민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 채널 다양화와 대형마트 포화 등 대형마트 침체 위기의 돌파구로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이 사장은 신사업 추진과 동시에 기존 사업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2017년부터 신규 출점에 나서기보다는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대안으로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의 외형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각사의 운영 등은 각사의 대표들이 챙기는 게 많지만 이마트의 경우 그룹에서 중요도가 높은 만큼 정 부회장과 이 사장이 손발을 맞춰 하기도 한다"며 "이 사장은 워낙 현장 경험이 많기 때문에 신사업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데 탁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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