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엘앤케이바이오, CB·CPS 투자자 '희비' CB 조기상환, CPS 엑시트 방안 부재…소급적용 비적정 감사의견 '볼멘소리'
이효범 기자공개 2019-04-25 08:15:23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3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케이바이오가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전환사채(CB) 투자자와 전환우선주(CPS)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CB투자자들은 발행사로 부터 원금 중 일부를 조기상환 받기로 했다. 최악의 상황에는 만기 시 원금을 전액 회수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CPS 투자자들은 뚜렷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만에 하나 상장폐지가 현실화되면 CPS를 장기 보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엘앤케이바이오에 투자한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는 크게 CB투자자와 CPS 투자자로 나뉜다. 지난해 6월 코스닥벤처펀드를 비롯해 총 8개 펀드는 이 회사가 발행한 CB 60억원을 나눠 인수했다. 각 펀드는 최대 10억원에서 최소 5억원씩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된 CB의 만기는 5년이고, 올해 6월 1일부터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다. 전환가액은 9950원이다.
CB투자자들은 투자 당시 회계감사 리스크에 대비해 트리거 조항을 뒀다. 엘앤케이바이오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어 최근 거래정지 후 CB 투자자들의 투자금 중 일부를 조기상환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발행사의 상환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에는 만기까지 CB를 보유해 원금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CB 투자자는 "계약상 다를 수 있지만 CB투자자들은 대부분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트리거 조항을 두고 있다"며 "발행 후 2년 뒤부터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으로 발행사와 계약했지만, 이와 별개로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앤케이바이오는 CB 투자금 중 일부를 일정기간 동안 분할해 조기상환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CPS 투자자들은 CB투자자와 달리 당장 투자금 회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해 6월 CPS를 총 11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이 가운데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가 가장 많은 금액인 100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운용사의 코스닥벤처펀드 내에서도 이 종목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PS 투자자들은 우선 엘앤케이바이오의 거래가 재개되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상장폐지로 결론나면 불가피하게 CPS를 장기 보유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장에서 거래가 되지 않을 경우 원매자를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CPS 투자자는 "발행사가 디폴트를 선언한 게 아니기 때문에 상장폐지가 현실화 되더라도 주식을 상각처리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편입된 CPS의 가치는 거래 정지 전 가장 최근에 평가된 금액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전체 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고 답했다.
엘앤케이바이오 주식에 대한 평가금액은 지난 2월까지 7000원 중후반대로 평가됐다. 이후에도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거래정지가 결정되기 직전 평가금액도 7000원대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CPS 투자자들이 인수한 1주당 가격은 8735원에 비해서는 평가금액이 하락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전반적으로 엘앤케이바이오의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게 감사법인이 2017년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을 비적정으로 바꾼데서 비롯됐다는 시각이다. 일종의 소급적용을 한 것인데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이미 적정의견을 받았던 2017년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감사법인이 최근 다시 비적정 의견을 내면서, 해당기업이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며 "2017년 회계감사 당시에 비적정 의견이 나왔다면 애초에 투자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다른 변수가 없다면 거래소 입장에서도 엘앤케이바이오를 상장폐지 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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