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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지분구조…외자계 기업의 한계? [베일에 싸인 쿠팡]②모기업 미국법인 '쿠팡LLC'…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정미형 기자공개 2019-04-29 15:36:00

[편집자주]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최고의 화두는 쿠팡의 성공 여부다. 쿠팡은 국내 기업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통해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의견은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나뉘고 있다. 쿠팡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어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맞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더벨은 쿠팡의 지배구조와 재무여력, 사업 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09: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지배구조는 그야말로 베일에 싸여있다. 쿠팡은 비상장사로 주주 구성을 보고할 의무도 없다. 알 수 있는 정보는 감사보고서에 지배기업이 '쿠팡엘엘씨(LLC)'로 나와 있는 게 전부다. 쿠팡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쿠팡을 둘러싼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쿠팡은 2010년 소셜커머스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에서 출발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쿠팡LLC로, 쿠팡은 쿠팡LLC로부터 자산과 부채를 현물 출자 받고 있다. 쿠팡LLC는 미국 델라웨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 법인으로, 쿠팡은 한국 지점과도 같다.

기업 모태를 기준으로 보면 쿠팡은 글로벌 기업이다. 쿠팡 설립자인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도 미국 국적이다. 쿠팡 모기업 쿠팡LLC의 최대주주로 알려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만들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절반 가까이 출자해 만든 글로벌 펀드다.

지금의 '쿠팡LLC-쿠팡' 구조를 봐도 국내 기업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쿠팡은 지금까지 받은 투자금을 쿠팡LLC를 통해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수혈해왔다. 국내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받은 투자금 역시 국내에서 쓰이지만, 지배구조를 고려하면 쿠팡은 외자계 기업에 가깝다.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가 최대주주로

쿠팡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지배구조나 지분 현황에 관해 확인해준 바가 없다. 단지 쿠팡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손정의 회장의 발언과 주요 투자 유치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쿠팡은 지금까지 총 36억5000만달러(약 4조1957억원)의 굵직한 투자를 유치했다. 설립 초기인 2011년 메버릭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로부터 2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4년 미국 세콰이어캐피탈과 블랙록에게 각각 1억달러, 3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는 블랙록, 피델리티, 웰리턴 등 해외 투자기업으로부터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전제로 2억3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투자유치

특히 지난해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통해 2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쿠팡의 지분 구조가 바뀐 것으로 추측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소프트뱅크의 제2분기 결산설명회에서 비전펀드에 대해 설명하며 쿠팡의 최대주주가 소프트뱅크라고 언급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15년 전환상환우선주 방식으로 쿠팡에 10억달러를 투자하며 쿠팡LLC 지분 21.83%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2분기 손 회장은 쿠팡LLC 지분 전량을 7억달러에 비전펀드에 넘겼다. 이에 비전펀드는 지분 21.83%에 더해 추가 투자한 20억달러어치의 지분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 지분이 대략 6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한국 쿠팡은 쿠팡LLC의 100% 지배를 받는 것은 명확하나 이 외의 정보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쿠팡LLC로부터 유상증자 통해 자금 유치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주식 수는 총 22만7138주다. 2014년 감사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했을 당시 17만890주에 불과했던 주식 수는 매년 늘어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쿠팡LLC로부터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온 결과다.

쿠팡은 2013년 말 기준 632억4500만원의 현물 출자를 바탕으로 2014년 15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쿠팡LLC로부터 9212억5000만원을 끌어오며 1만8425주를 유상증자했다.

이어 △2016년 4500억원 △2017년 862억5000만원 △2018년 1조3549억4000만원을 각각 조달했다. 이에 주식 수는 매년 각각 △19만8315주 △20만40주 △22만7138주로 늘었다.

앞으로도 쿠팡의 주식 수는 매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쿠팡의 영업손실액은 1조1074억원으로, 누적 적자만 3조원에 육박한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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