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일 많아진 에쓰오일, 배당 줄인다 [Company Watch]향후 5조원대 투자 부담…"안정적인 재무구조가 우선순위"
박기수 기자공개 2019-04-29 14:51:24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6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배당 기조를 이어오던 에쓰오일이 재무 구조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배당 기조를 보수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지난 4년 동안 상대적으로 부담이 높아진 재무 상황에서 배당보다 안정적인 재무 구조에 우선순위를 둘 계획이다. 향후 4년 동안 5조원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배당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최근 에쓰오일은 1분기 콘퍼런스 콜을 통해 "상반기 중간 배당 가능성이 있으며, 실적과 투자계획,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재무 건전성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으로 이사회에서 결정될 것"이라면서 "배당보다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게 주주 가치 실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배당 성향이 작년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거의 매년 배당 성향 40% 이상을 기록해오던 코스피 시장의 대표적인 '고배당 회사'였다. 2016년에는 전체 순이익 1조2054억원 중 7219억원(보통주 기준)을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비율로 치면 60%에 육박하는 금액이었다.
배당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해다. 지난해 유가 급락 등으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급감한 것이 컸다. 그만큼 전체 배당금도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눈여겨볼 점은 규모가 아닌 비중이다. 4년 만에 최저 배당을 집행한 에쓰오일은 지난해 배당 성향으로 33.88%만을 기록했다. 기존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면 1500억원 이상의 금액이 주주들에게 환원됐어야 했다. 주주들에게 돌아간 금액은 874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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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정책의 변화 배경에는 에쓰오일의 약화된 재무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조 단위' 투자로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재무 부담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현금 유출이 부담스러워진 셈이다.
정유사에서 종합 화학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포한 에쓰오일은 2015년부터 약 4조7890억원을 들여 잔사유 고도화 설비(Residue Upgrading Complex·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Olefin Downstream Complex·ODC)를 건설했다. '단군이래 석화 플랜트 사상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가 붙은 투자였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금을 일으켰고 부채비율도 올라간 상태다. 2015년 말 연결 기준 100%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말 150%로, 16.6%에 그쳤던 순차입금비율은 올해 1분기 말 77.3%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에쓰오일은 비슷한 규모의 투자금을 들여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다. 작년 8월 에쓰오일은 연간 150만 톤의 스팀 크래커와 추가 ODC를 짓기 위한 타당성 검토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가 현실화한다면 에쓰오일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투자금으로 총 10조원을 쓰는 셈이다. 추가적인 재무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부터는 RUC·ODC 프로젝트로 발생하는 영업이익이 늘면서 배당가능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추가로 예고된 대규모 투자가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전체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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