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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진성 매각일까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FI와 거래, 향후 되살수 있는 기회 여전…"콜옵션 없다" 진성 매각 관측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9-05-09 08:19:14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3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시장의 예상을 깬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하나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를 제치고 한앤컴퍼니가 선정된 것이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롯데그룹 측이 '파킹딜'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거래에서 우선매수권이나 콜옵션과 같은 계약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무적 투자자(FI)에 팔면 나중에 되살 수 있다는 이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롯데카드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한앤컴퍼니를 롯데카드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 100% 지분 기준으로 제시한 가격은 약 1조8000억원 수준이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지주 등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전체 지분(98.7%) 중 80%를 가져가게 된다.

한앤컴퍼니는 하나금융이나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비해 자금력 등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롯데카드 기존 인력의 고용 승계, 롯데그룹의 이사회 참여 등을 수락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당초 하나금융은 예비입찰에 참여한 한화그룹이 본입찰을 포기하면서 무난하게 롯데카드를 인수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루면서 양자 대결로 굳어졌으나 고배를 마셨다.

금융권에선 롯데그룹이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사모펀드에 매각한 배경을 두고 향후 롯데카드를 되찾아오기 위한 '파킹딜'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인 하나금융과 향후 중장기적으로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이 높은 우리금융이 간접적으로 참여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을 배제한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매각 차익을 목표로 하는 FI인 만큼 롯데그룹이 향후 3~5년 뒤에 롯데카드를 되살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다"며 "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 매각을 중단한 것처럼 롯데카드도 팔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은 현행법을 준수하기 위해 롯데카드를 매각하지만 향후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도입되는 등 상황이 바뀌면 롯데그룹측이 지분을 되찾으려고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호텔롯데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으며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매각에 나섰다.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인 올해 10월까지 이들 금융계열사를 정리해야 한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 이후에도 20% 가량의 소수지분 투자자로 남아 있는 이유로 볼 수 있다. 다만 유통계열사와 매수자와의 원활한 협업 관계를 위해 소수지분을 보유했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점은 원활한 시너지 창출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롯데그룹이 언제든지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진성 매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별도의 우선매수권이나 콜옵션 조건을 걸지 않고 거래가 진행된 탓이다. 또 수년 후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를 재매각할 때 인수가에 다시 웃돈을 붙여 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재무적 부담을 안고 되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매각대금에 웃돈을 주고 되살 만큼 롯데카드의 기업가치가 높은지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파킹딜 우려는 지나친 점이 있고 현재까지 '진성 매각'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을 원하지 않았다면 호텔롯데 등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계열사를 처음부터 활용하는 방법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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