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건설 계열, M&A 후 '작아지는' 몸집 [중견건설사 재무 점검]부채 감소 덕 자산 6000억 선 밑으로, 재무안정성 개선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19-05-08 08:24:59
[편집자주]
2010년대 중반부터 지방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신흥 중견 건설사들이 탄생하고 위기를 이겨낸 건실한 건설사가 성장을 구가하는 등 중견 건설사의 전성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의 규제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침체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중견 건설사 사이에 감돌고 있다.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7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운건설은 전남을 기반으로 1995년 설립된 중소 건설사다. 규모가 작은 건설사인 탓에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2012년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업계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회생절차(법정관리)에 있던 중견 건설사 3곳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단숨에 몸집을 크게 불렸다.세운건설이 사들인 금광기업, 남광토건, 극동건설이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치며 흑자기업으로 변모했지만, 외형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마지막 M&A를 했던 2016년 후 계열 전체 매출은 2년 연속 감소했고 자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자산의 감소는 부채의 감축이 영향을 미쳤고, 재무안정성은 개선 행보를 이어갔다.
◇계열 자산 6000억 선 깨져, 재무안정성은 개선
세운건설은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법인과 오너일가가 주주로 나섰고, 이 때문에 지배구조가 얽혀 있다. 지배구조의 최상단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세운건설이다. 기명철 회장(개명 전 봉명철)은 세운건설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금광기업과 남광토건, 극동건설의 지분 일부를 들고 있기도 하다.
세운건설은 금광기업과 남광토건, 극동건설의 지분을 각각 47.58%, 22.39%, 36.36%을 들고 있지만, 연결 종속사로 거느리고 있지는 않다. 3곳을 지분법적용피투자회사로 분류하고 있다. 4곳의 주요 건설사 외에 기 회장과 그의 매제인 조기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건진건설과 한솔건설이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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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곳 계열사의 작년 말 자산 합계는 5736억으로 전년 말보다 8.2% 줄었다. 세운건설은 금광기업과 남광토건, 극동건설을 각각 2012년, 2015년, 2016년에 인수했다. 마지막 M&A가 이뤄진 2016년 말 6곳의 자산 합계는 6365억원이었다. 그 후 2년 연속 자산 감소세를 이어갔고, 사상 처음으로 6000억원 선이 깨졌다.
몸집은 줄었지만, 재무안정성은 개선됐다. 이는 자산의 감소가 대부분 부채의 감축이었기 때문이다. 6곳의 계열사 모두 작년 말 부채가 전년 말보다 축소됐다. 6곳의 작년 말 부채 합계는 277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8.2% 감소했다. 2016년 말과 비교하면 844억원이 줄었고, 처음으로 3000억원 미만으로 줄었다.
반면 자본은 2959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6% 증가했다. 자본의 경우 한솔건설을 제외한 5곳이 증가했다. 한솔건설의 작년 말 자본은 138억원으로 5.6% 감소했지만, 계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탓에 전체 자본 합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계열 전체 재무지표 단순 합계를 바탕으로 계산한 부채비율은 93.9%로 25.1% 내려가면서 사실상 무차입경영 상태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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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별 변화 주목, 금광기업 두각
각 계열사별로 볼 때 금광기업이 두각을 드러내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금광기업은 세운건설이 인수한 남광토건과 극동건설과 더불어 계열의 삼두마차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이 세운건설 계열에 편입되던 시기에 2곳보다 작은 기업이었지만, 이제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광기업의 작년 말 자산은 1681억원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3%로 전년 말보다 1.7%포인트 올라갔다. 계열 자산 1위인 극동건설의 비중은 32.2%로 1.2%포인트 하락했고, 금광기업과의 격차가 좁혀졌다. 남광토건의 경우 2015년 세운건설에 인수되던 당시 금광기업보다 자산이 2배 많았지만, 작년 말에는 계열 3위였다. 전체에서의 비중은 26%로 0.6%포인트 내려갔다.
금광기업의 재무안정성이 계열 중 가장 양호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금광기업은 세운건설이 인수한 후 줄곧 부채비율이 100% 이하였다. 작년 말에는 36.4%로 전년 말보다 5.6%포인트 하락했다. 세운건설이 인수한 후 최저 수치이고, 계열 건설사 중 가장 낮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인 만큼, 차입금 규모도 크지 않다. 금광기업의 작년 말 단기차입금은 98억원이다. 건설공제조합과 KDB산업은행에서 각각 28억원, 70억원을 빌렸다. 장기차입금은 42억원으로 한화증권이 차입처다. 작년에 발생한 이자비용은 6억원으로 이자보상비율은 760%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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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토건과 극동건설의 재무안정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남광토건은 세운건설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4년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2015년 말에는 부채비율이 506.6%를 나타냈다. 그 후 작년 말 203.2%를 나타내며 부채비율 하락세를 유지했다. 다만 남광토건의 부채비율은 계열 주력 건설사 4곳 중 가장 높다.
극동건설은 2015년 부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세운건설이 인수한 2016년에 유상증자 등이 이뤄지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고 부채비율이 156.9%를 기록했다. 이듬해 168.3%로 상승하며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말 127.3%를 나타내면서 다시 하락했다. 매입채무와 미지급금, 초과청구공사 계정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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