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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수년 전 포기 'ESS' 왜 다시 꺼냈나 삼성SDI·LG화학 잇는 후발주자…"사회적 가치 실현 차원"

최은진 기자공개 2019-05-28 13:01:4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7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수년 전 접었던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더 유망하다는 판단 하에 ESS에서 손을 뗐지만,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필요성이 급부상한 데 따라 ESS를 다시 주목하게 됐다. 현재 국내서 활약하는 ESS 사업자로는 삼성SDI와 LG화학이 선두 입지를 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또다시 후발주자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이들 선두 기업과 경쟁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복한 미래를 위한 독한 혁신'이라는 주제로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SK에너지·SK종합화학·SK루브리컨츠·SK인천석유화학 등 자회사 대표이사와 주요 사업부문 총괄 책임자 22명이 참석했다.

프레젠테이션(PT)을 맡은 김준 사장은 ESS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같은 중대형 배터리 분야인 전기차 부문의 경우 이미 상당부분 안착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이후 전략에 대한 고민차원에서 ESS 시장을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ESS 사업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 및 솔루션으로 차별점을 꾀하겠다는 목표도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의 ESS 시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ESS 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관련 팀을 구축하고, 전북 고창의 ESS 실증단지 구축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사업성 및 수익성 등의 이유로 포기, 전담 부서도 해체시켰다. 그리고 2년 뒤인 2017년 ESS 사업을 재개했지만, 소규모에 불과했다. 배터리 부문 인력과 역량을 전기차 사업에 쏟으면서 자연스레 ESS 사업은 뒷전으로 밀렸다.

현재 ESS 사업의 선두주자는 삼성SDI와 LG화학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보다 ESS 사업에 집중하며 역량을 키웠고, LG화학은 중대형 배터리에 상당한 재원을 쏟아부으며 전기차와 ESS를 양대 축으로 성장 시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의 점유율은 각각 43%, 37%로 추산된다. 이미 약 80%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이들 두 업체에 뒤이어 SK이노베이션은 또다시 후발주자로 경쟁에 가세하게 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이 ESS 사업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뭘까. 특히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둘러싼 경쟁사와의 갈등이 상당한 상황에서 ESS 시장 진출 선언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여지가 높다. 더욱이 ESS의 잦은 화재로 인해 기존 사업자들의 ESS 사업이 사실상 정체 국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의 사업 진출 발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준 사장은 사회적 가치(SV) 차원에서 ESS 사업을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사업이 주축인만큼 매년 약 1조원 이상의 환경오염 물질 등을 배출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는데 이의 일환이 바로 ESS 라는 얘기다. ESS는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근간이 되는 사업인만큼 이를 접목한 다양한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준 사장은 "ESS 사업은 친환경이라는 사업 전략을 구사하는 일환으로 추진하는 계획"이라며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근간을 만들기 위해 ESS가 필요했고, 이를 SK이노베이션 방식대로 소프트웨어를 접목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주자로서 SK이노베이션은 ESS 배터리 시장에서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까.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부문 대표는 기술력 측면에서 ESS 배터리가 전기차 배터리보다 훨씬 간단한만큼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ESS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는 중대형 배터리라는 측면에서 대동소이하지만 마감재 부분에서 다른 기술이 활용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만큼 ESS 시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안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윤예선 대표는 "ESS 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와 비교해 꽤 쉽고 간단한 기술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을 고도화 시키는 데 집중하느라 ESS 시장에 다소 소홀했지만 앞으로는 친환경 사업 강화 차원에서 ESS 시장에도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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