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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명가의 산증인 '김동엽 상무' [한투파를 움직이는 사람들]④2000년 입사 후 외길 투자, 가치 투자 지향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9-05-30 08: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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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파트너스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벤처캐피털(VC)로 성장했다. 척박한 투자 환경 속에서 금융지주와 협업, 탄탄한 소싱 파이프라인 확보,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 구축 등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왔다. 업계 최고 수준의 맨파워를 기반으로 글로벌 VC로 진화도 꿰하고 있다.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한투파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9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VC) 업계는 그 어떤 투자 영역보다 인력 이동이 활발하다. 개별 심사역들이 탄탄하게 트렉레코드를 쌓으면 몸값이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형 VC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 스스로 자본을 출자해 VC를 설립하기도 한다.

◇한투파 입사 20년, 잘생긴 나무가 산을 지켰다

다만 운용 인력이 한정돼 있는 탓에 사람이 빠져나간 VC들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핵심 운용 인력이 이탈하면 신규 펀딩 과정에서 패널티를 받을 수 있어 큰 타격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김동엽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사진)는 복덩이나 다름없다. 첫 직장인 한투파에서만 올해까지 20년째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엽 사진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김 상무와는 무관한 문구일 뿐이다.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킬 수 있던 것은 온전히 실력 때문이었다. 꾸준하면서도 혁신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김 상무는 오늘 날의 VC 명가(名家) 한투파를 있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김 상무가 한투파에 입사할 당시만 해도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VC 시장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이런 상황에서 김 상무는 오히려 더 도발적이고, 도전적인 투자를 지향했다. 당시만 해도 미지의 영역으로 분류됐던 '바이오 기업' 투자 역시 그 중 하나다.

김 상무는 바이오와 전혀 무관한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나왔다. 비전공자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가치 투자' 의지를 꺾지 않았다. 투자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했다. 대신 고위험 변수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오랜 기간, 시장 경쟁력을 중심으로 투자건을 물색했다.

◇바이오·IT 투자 섭렵, 미래 성장성+시장 경쟁력 '베팅'

혈당측정기 제조사인 '아이센스' 투자는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김 상무는 2002년 아이센스 투자를 결정했다. 혈당 측정기는 의료 진단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아이템이었다. 시장성을 갖춘 셈이다. 타제품 대비 탁월한 사용자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이 김 상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만 턴어라운드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실적 부진과 환손실, 여기에 특허침해 소송 이슈까지 겹치면서 무려 4번이나 상장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부침을 겪은 후 더욱 단단해진 아이센스는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한투파 역시 투자 회수 기회를 잡았다. 120억원을 투자했던 한투파와 김 상무는 일부 지분만 팔아 이미 352억원을 회수한 상태다. 한파투는 현재까지도 아이센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경영진과 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4년 투자한 에이치엘비는 미국 표적항함제 개발 자회사였던 'LSKB' 미래가치를 보고 베팅한 사례다. 투자 당시만 해도 표적 항암제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분야로 분류됐다. 그럼에도 김 상무는 성장 잠재력을 밑고 투자를 단행, 투자 원금을 제외하고도 6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다. 이 투자가 계기돼 에이치엘비의 또 다른 자회사인 '라이프리버'까지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었다. 라이프리버는 이후 상장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합병되면서 5.8배의 투자 수익을 안겨줬다.

혁신 기업 투자 트렉레코드도 풍부하다. 현재 수익성이 좋지 않더라도 미래 트렌드를 선도할 참신한 사업 아이템이라면 과감하게 투자하는 김 상무의 투자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대표적으로 2011년 '카카오'에 50억원을 투자해 817억원을 회수했다. 당시 카카오는 이용자가 많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었다. 이에 카카오는 해외 기관 투자자로 한정해 자금을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김 상무가 사석에서 이제범 대표이사를 직접 만나 투자 유치를 설득, 국내 VC 가운데 유일하게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혁신 기업 투자에 대한 김 상무의 집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12년 투자한 안마의자 제조업체 '바디프렌드' 또한 노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수혜 업종으로 예상하고 투자에 나서 4배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2005년 투자한 보톡스 제조사 '메디톡스'(34억 투자, 88억원 회수)와 2008년 첫 투자에 나선 필러 제조사 '휴메딕스' (55억투자, 162억 회수) 또한 미용 성형 분야의 높은 수요를 예측하고 투자한 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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