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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와 마주 앉은 이마트 재무임원들 [thebell note]

전효점 기자공개 2019-06-10 08:11:1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7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4일 저녁 6시. 서울 성수동 본사 19층 대회의실에 이마트 계열사 재무담당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김석봉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비롯해 이마트24, SSG.COM, 트레이더스 등 주요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상무급 임원들이 모였다. 이들을 불러낸 것은 소액주주였다. 이날 참석한 주주대표 10여명의 면면은 30대 주부, 20대 개발자, 40대 전업투자자, 50대 자영업자 등 다양했다.

이마트 주가는 지난 1년여에 걸쳐 반토막난 상태다. 주주들은 심각한 위기라고 인식했다. 회사와 공동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이버 카페를 만들고 정용진 부회장과 경영진에 공개 서한을 올렸다. 약 열흘 후 이마트의 화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간담회가 열렸다. 주주들은 회의장에서 어닝쇼크, 공매도 등 주가 폭락의 원인을 다양하게 지목했고 대책을 물었다. 3년, 5년, 10년 후의 청사진을 공유해달라는 커다란 질문부터 이커머스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지엽적인 제언까지 평소에 궁금했거나 당부하고 싶던 사안들이 쏟아졌다.

김석봉 CFO를 비롯한 각 계열사 임원들은 성의있는 답변을 이어갔다. 공개할 수 없는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진심을 담아 양해를 구하고,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성토도 인내심을 갖고 경청했다. 쉬는 시간에는 주주들과 대화했고, 약 4시간에 이르는 간담회가 끝난 후에는 회의장 밖까지 주주들을 배웅했다.

간담회 마련을 주도한 주주 대표는 "공매도나 실적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의지"라며 "간담회는 작은 사건이지만 앞으로 분명히 시장에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주는 "소통하는 회사의 미래가 밝지 않을 수 없다"며 "이마트에 더욱 애정을 갖게 됐다"고 귀띔했다.

주주들 역시 이마트의 펀더멘털과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 믿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회사가 시장에 충분한 정보를 전함으로써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불안을 막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는 인식을 공유해주기를 바랐을 뿐이다.

이마트는 최근 전방위적인 해외 투자를 등에 업은 쿠팡 등과의 대결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적자로 버티는 경쟁사와는달리 이익을 내는 한편 조단위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청사진을 공유한 소액주주들이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충실한 소비자로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이마트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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