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PE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초 PE부 내 바이오 투자팀을 신설한 뒤 연이어 세 곳의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등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적극적인 딜 소싱(투자처 발굴)과 과감한 베팅으로 투자 업계에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PE는 지난 3월 말 신약개발업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1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 뉴라클사이언스에 대한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 투자)도 마무리 지었다. 신한금융투자PE는 신약개발 업체인 지피씨알(GPCR) 투자를 위한 펀드레이징도 진행 중으로 이달 말에는 클로징이 이뤄질 전망이다.
바이오 기업 투자의 경우 최근 '인보사 사태'가 보여주듯 투자 위험성이 큰 분야다. 신한금융투자PE가 잇달아 바이오 기업 매물을 발굴하고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던 건 바이오 관련 전문 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금융투자PE의 바이오팀은 모건스탠리에서 바이오 부문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지난해 하반기 PE팀에 합류한 전문 인력이 딜 소싱(투자처 발굴)과 투자 심의, 운용 등을 책임지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PE부는 투자운용1,2,3팀으로 팀을 나누되 바이오 투자 관련해선 3팀이 전담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에 신한금융투자PE가 투자를 검토 중인 지피씨알은 LG생명과학 연구원 출신 신동승 대표와 허원기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2013년 11월 공동 창립한 회사다. 신 대표와 허 교수는 암세포에서 특이적으로 형성되는 'GPCR-이형중합체(heterodimer)' 연구를 수년간 해왔으며, 이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투자를 단행한 브릿지바이오의 경우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물질인 BBT-877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 후보물질 BBT-401을 개발 중이다. BBT-401의 경우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미국 임상 2상에 진입했다. BBT-877의 경우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Orphan Drug Designation·ODD)에 지정돼 임상 1상이 돌입한 상태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4월 신청한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임상이 진행되면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IPO(기업 공개)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치매치료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뉴라클사이언스에 대한 100억원 투자도 마쳤다. 뉴라클사이언스는 CSO(Chief Scientific Officer, 최고과학책임자) 성재영 고려대학교 의대 교수와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등에서 신약 개발을 담당했던 김봉철 대표가 공동창업한 벤처기업이다.
그동안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치매 치료와 관련해 아밀로이드 가설에 기반한 신약 개발에 매진해왔다. 이는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 뇌신경 세포가 파괴되고 기억이 지워진다는 가설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에 기반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임상에 실패한 바 있다.
이후 등장한 것이 면역신경학(Immuno-Neurology, IN)이란 패러다임이다. 해외에선 미국 알렉토(Alector)사가 이 가설에 기반해 면역세포인 '마이크로글리아'를 활용해 뇌 속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선 뉴라클사이언스가 면역신경학 기반 퇴행성 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면역신경학 가설 기반 알츠하이머 항체 후보물질들의 성공여부는 5~7년 후 알 수 있을 전망이지만, 신한금융투자PE는 이 가설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기대감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알렉토는 미국 임상 1상 진입을 준비하던 중인 지난 2월 시가총액 1조7000억원을 형성하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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