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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시스, 필로시스헬스케어로 우회상장 노리나 ③경영진 이사회 장악, BW·CB 투자자 유치로 상장 필수

박창현 기자공개 2019-06-21 07:53:17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0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혈당측정기 전문기업인 필로시스가 코스닥 상장사를 품으면서 우회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필로시스가 비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자를 대거 유치한 탓에 확실한 자금회수 창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 필로시스 투자자들은 우회상장 가능성까지 고려해 회수 구조를 짜둔 상태다.

필로시스는 최근 관계사인 '필로시스생명과학'를 앞세워 코스닥 상장기업인 '토필드'를 인수했다. 경영권 취득과 동시에 필로시스 측은 토필드의 사명을 '필로시스헬스케어'로 바꾸고 경영진 또한 완전히 물갈이했다.

원래 디지털 셋톱박스 사업을 영위하던 필로시스헬스케어는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와 △헬스케어 서비스 △세포 치료제 제조 등 바이오 신사업을 대거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기존 경영진이 물러난 자리는 필로시스 창업자인 최인환 대표이사와 김지석 재무이사, 여동기 기획조정실장이 채웠다. 최 대표를 중심으로 재무통과 기획통이 한데 모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필로시스

경영진 겸임과 바이오 사업 추진 등 최고 수준의 협업이 이뤄짐에 따라 필로시스의 우회상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회상장 '셸(shell)'로 활용하는 것 말고는 필로시스가 적자기업인 필로시스헬스케어를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주고 살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필로시스헬스케어는 셋톱박스 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수년 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바이오와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혈우병 신약 개발 자회사인 '넥스바이오'가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연구 개발 단계로 매출 없이 적자만 내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필로시스가 필로시스헬스케어를 지렛대 삼아 우회상장 그림을 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필로시스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자금을 받은 탓에 자금회수 창구를 마련해줘야 한다.

필로시스가 작년 한 해 CB와 BW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만 160억원에 달한다. 기업 성장 과정에서 대규모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자금은 대부분 군산 제1, 2공장 생산설비 도입 비용으로 쓰였다. 올해 역시 3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CB와 BW 발행은 주가와 연동되는 만큼 대부분 상장사들이 활용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이를 감안할 때 비상장사인 필로시스가 투자자들에게 신속한 기업공개를 약속하고 자금 유치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 역시 기업공개는 물론 우회상장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투자 및 회수 조건을 마련해뒀다. 일례로 필로시스 CB 투자자들은 IPO 공모 단가가 전환가액의 70%를 하회하면 전환가격을 하향 조정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또 상장 기업과의 합병 또는 주식교환을 통해 우회상장에 나서더라도 이 같은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BW 투자자들도 비상장사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재조정 조건을 달아뒀다.

전문가들은 필로시스가 필로시스헬스케어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우회 지배하고 있는 만큼 단순 합병보다는 주식교환 방식을 더 선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필로시스가 필로시스헬스케어보다 우량하다는 점에서 기존 최대주주 측이 지배력를 유지하는데도 주식교환이 더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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