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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 리포트]안랩, 사외이사에 이사회 의장 맡긴 첫 사례②소유·경영 분리로 기업 가치 제고…초기 투자한 삼성SDS 100배 수익

정유현 기자공개 2019-06-25 07:57:49

[편집자주]

보안 산업은 IT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중 하나다. 토종 보안업체들은 지난 20년간 한국 IT산업을 지켜 왔다. 하지만 20여년간 보안 업체들은 주연으로 대접받지 못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 4차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보안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혁명을 앞둔 시기에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정보보안 업계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움직이 활발해지고 있다. 안랩은 일찍부터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뿐 아니라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벤처업계, 최소한 보안업계에서 사외이사에 이사회의장직을 넘기고 창업자가 경영에서 손을 완전히 뗀 사례는 첫 사례로 손꼽힌다.

지배구조에 대한 정답은 없다. 안랩은 최대주주인 안철수 창업자가 지분만 보유하고 있고 경영 및 이사회까지 분리해 견제와 균형을 잘 이루며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 안랩에 투자했던 초기 투자자들도 대규모 수익을 낸 바 있다.

◇창업 10년 대변화…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로 선진 지배구조 실천

1995년 안랩의 전신인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한 안철수 창업자는 2005년 3월 회사 창립기념일에 최고 경영자(CEO) 자리를 전문 경영인에게 물려주고 이사회 의장을 맡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05년은 안철수 연구소 창립 10주년이었다. 당시 대표이사에 오른 고 김철수 전 사장은 2002년 부터 3년 동안 안랩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회사 운영 및 국내외 사업 전반을 이끌어온 인물이었다.

안철수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진을 견제하고 선진 지배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김 전 대표가 사업을 담당하는 전문경영인 오너 동거 체제가 구축됐다. 김 전 대표는 CEO 바통을 이어 받은 2005년 3월부터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경영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2005년 처음으로 400억원 매출을 돌파한 바 있다.

안 창업자는 사임을 결정할 당시 이사회 의장도 맡지 않으려고 했었다. 내부에서는 회사를 일군 CEO가 아무것도 맡지 않고 떠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대책을 세웠고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이사회 의장이었다. 투명한 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았던 안 창업자가 이를 받아들였다. 벤처로 출발한 기업에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사실상 첫 사례로 손꼽혔다.

안랩 이사회 현황

이후 안랩은 2007년에는 국내 벤처기업 중 이례적으로 사외이사 비율을 50%로 확대한 데 이어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거래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선정하는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안철수 창업자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내려왓다. 안철수 창업자는 이사회의장에서도 물러나며 사외이사를 이사회의장으로 추대했다. 당시 2006년부터 안랩의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권석균 한국외국어대 경영대학장이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고 현재까지도 권 의장 중심으로 이사회가 안랩의 책임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1분기 기준 안랩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권치중 대표이사·김기인 부사장), 사외이사 3명 (권석균·윤연수·서남섭)으로 구성됐다.

◇ 안철수 창업자 최대 주주 유지, 지분가치 1220억

안랩은 벤처로 시작한 만큼 초기에는 최대주주를 제외한 주주 구성 변동이 많은 편이었다. 안철수 창업자는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SDS도 초기 안랩의 주요 주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1997년 삼성SDS는 벤처 투자의 일환으로 안랩에 4억8000만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소프트웨어를 유료로 구매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절 적자에 시달렸던 안랩의 기술에 대한 베팅이었다.

2001년 안랩이 코스닥에 상장했고 등록 이후 고점을 형성하자 삼성SDS는 보유 주식 12만주를 주당 8만8000원에 매각해 96억9600만원을 손에 쥔 바 있다. 추가로 또 지분을 매각해 140억원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 삼성SDS는 2001년 말 기준 지분 6.25%로 안철수 창업자에 이은 2대 주주였지만 이듬해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며 주요 주주 목록에서 빠졌다. 당시 삼성SDS는 4억8000만원 투자로 500억원 가까운 투자 수익을 올려 주목받았다.

안랩 주요 주주 현홍
안랩 주요 주주 현황 (2019년 3월말 기준)

2008년부터 슈퍼 개미 원종호씨가 지분 7.9%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지분을 늘리며 주요 주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2년 안철수 창업자가 정치권에 발을 담그며 본인의 지분을 출연해 공익 재단 '안철수 재단(현 동그라미재단)'을 설립하며 안랩의 주주 목록에 변화가 생겼다.

안 창업자는 보유 주식 286만주 가운데 50만주(4.99%)를 안철수 재단에 증여하고 50만주는 재단을 수익자로 하는 유가증권에 신탁했다. 또 재산 환원을 선언하면서 안랩 주식 86만주(8.5%)를 장내매도하며 지분율에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지분율이 가장 높다.

2014년 유가증권 신탁계약 이행에 따라 동그라미재단의 지분이 9.99%로 확대되면서 5% 이상 주주는 안철수 창업자 (18.6%), 동그라미재단(9.9%)으로 구성됐고 자기주식 비율이 13.3%를 차지했다. 이후 현재까지 지분율 변동이 없는 상태다. 최대주주의 지분 가치는 21일 종가(6만5600원) 기준 122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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