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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대형사조차 위태…신용도 연쇄 저하 [2019 정기 신용평가]영업부진·저금리 이중고…'동양' 부정적 전망, 업계 2위 '한화'도 역성장

전경진 기자공개 2019-06-28 10:21:01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5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보험사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 대형사 1곳, 중소형사 1곳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대형사들도 보험 상품 판매 부진과 수익성 하락의 문제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보험사들은 과거 알짜 상품인 '저축성 보험'의 대체 상품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국내 2위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조차 실적이 흔들릴 정도로 위기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추가적으로 대형사 1~2곳의 등급전망이 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평사들은 생명보험업계 호재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오히려 수익성 악화의 구조적 원인인 '역마진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 전망이다. 생명보험사들은 과거 높은 금리를 약정하고 고객에게 판매한 저축성 상품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고객 약정 금리를 만회할 수익률의 투자처를 물색하지 못하게 된 탓이다. 이는 최근 보험영업 수익이 감소함에도 저축성 상품 판매를 지양하고 있는 배경이다.

동양생명 '부정적', 대형사 위기 직면…'저축성 보험' 대체상품 부족, 수익성 악화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동양생명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A0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린 점이 두드러진다. NICE신용평가가 앞서 4월 정기평가에서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바꾼 후 잇따라 신용도 우려가 야기된 형국이다.

동양생명은 올해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등급전망이 조정된 기업이 됐다. 보험업 불황에도 굳건하리라 믿었던 대형사들의 영업 전망조차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중소형사들의 등급전망 조정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KDB생명의 후순위채권 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바꿨다. 그나마 다른 신용평가사들이 '안정적' 전망을 유지한 점이 위안이란 평가다. 하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아웃룩 불일치라는 지적이다.

대형사까지 신용도 위기를 맞딱뜨리는 것은 보험 영업 수익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생명보험사들은 그동안 업계의 성장성을 견인했던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급격히 줄이면서 수입보험료가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2022년 새 회계기준(IRFS17) 도입시 저축성 보험 상품의 매출 인식 기준이 바뀌면서 팔 수록 자본 확충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에 직면한 탓이다.

가령 지금까지는 과거 고금리로 판매한 저축성 보험의 경우 당시 금리 수준에 맞춰 수익을 예상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책임준비금만 적립해두면 됐다. 하지만 보험 부채에 대한 시가 평가가 이뤄지면 현재 저금리 상황과 이에 따른 수익률에 맞춰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둬야하는 부담이 생긴다. '팔수록 손해보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업계 안팎에서 정립되고 있는 이유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매출) 증가율은 2016년 -3.9%, 2017년 -12.3%, 2018년 -13.5%를 각각 기록했다. 매년 역성장 중이다. 여기에 더해 대체 상품으로 인식되는 보장성보험 상품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2015년 8.4%에서 2018 2.1%로 하락하는 등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이러한 보험 영업 수익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대형사 등급전망 추가 조정 전망…금리 인하 탓 실적 우려 심화

지난해 대형사들의 순이익 역성장은 두드러졌다. 업계 2위 한화생명의 경우에도 지난해말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3593억원으로 전년(5255억원) 대비 32%나 줄었다. 올해 등급 전망이 조정된 동양생명도 당기순이익이 2017년 1844억원에서 작년말 513억원으로 3분의 1토막 났다.이외에도 역성장한 대형사는 NH농협생명보험, 미래에셋생명, 오렌지라이프 등이 있다.

문제는 올해도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생명이 대표적이다. 한화생명은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52% 급감했다고 밝혔다.

신평사들은 올해 대형사 중 1~2곳이 추가로 등급전망이 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생명보험업사들이 기대할 수 있는 호재가 없다는 점을 점을 우려한다. 내수 경기가 좋지 않으면서 보험 해약률은 올라가고 있고, 신규 고객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금리 인하는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최근 한국은행은 경기 상황을 이유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7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연쇄적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금리 인하시 생명보험사들은 보험영업 수익 감소를 만회해오던 투자운용손익의 감소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들은 주로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받아 일부를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놓는다. 통상 금리 인하시 채권 가격이 올라 호재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장기 투자 기관으로 꼽힌다.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 가입 기간이 30년 이상 되는 장기보험이 다수다. 단기적으로 채권가격이 오르면 매매차익을 누릴 순 있겠지만 30~40년 뒤에 보험금을 지급(약정 종료)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안전자산에 찾아서 고객돈을 투자해 둬야한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강화될 경우 채권 이자율 자체가 떨어져 운용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신평사 고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보험영업 이익이 늘어나는 것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필요한 일이지만 대중들의 보험 상품 가입 수요는 떨어지는 형국"이라며 "생명보험사들은 영업수익 저하와 투자운용수익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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