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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미·중 분쟁 속 '중국' 투자…노림수는? 이천 M14·청주 M15 생산량 확대 대비…화웨이 제재 등 현지 낸드플래시 수요 우려 의견도

이정완 기자공개 2019-06-27 14:22:27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중국 충칭 후공정 공장에 700억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의 경우 미국 수출 시 고율의 관세를 부과 받지만 충칭 후공정 공장에서 패키징 과정을 거치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중국 내 판매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라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낸드플래시 업황이 부진해 중국 시장 수요도 살아나지 않는 것은 불안 요소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홍콩 투자법인에 675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금은 충칭 후공정 공장 라인 증설에 쓰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충칭 공장은 낸드플래시 후공정을 맡는 공장인데 중국 현지에 회사의 낸드플래시 고객사가 많다보니 원활한 공급을 위해 라인 증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후공정은 집적회로와 전자기기를 연결하고 외부환경으로부터 회로를 보호하기 위한 공정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악영향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에서 후공정 작업을 진행한 탓에 미국 수출이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국은 중국에서 후공정을 마친 반도체에 대해 생산지를 중국으로 분류하고 관세를 부과한다.

SK하이닉스의 중국 투자는 이같은 우려로부터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모든 후공정 작업을 충칭 공장에서 진행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낸드플래시 중 주로 중국 현지에서 판매될 낸드플래시의 후공정 작업을 충칭 공장에서 한다"고 설명했다. 충칭 후공정 공장에서 패키징하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대부분이 중국 고객사에 납품되고 일부가 유럽 등으로 수출된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 비중으로 봐도 중국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모바일·SSD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에 대한 고객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올해 1분기 매출 6조7727억원 중 중국 매출은 3조1581억원으로 매출의 47%를 이 지역에서 거뒀다. 미국은 2조977억원(31%)으로 중국의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부터 충칭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충칭 생산법인(SK hynix Semiconductor (Chongqing) Ltd.(SKHYCQL))은 회사의 홍콩 투자법인(SK APTech)가 지분 100%를 보유한 법인이다. 이같은 이유로 이번 충칭 후공정 공장 투자도 홍콩 투자법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의 충칭 후공정 공장 투자는 지난해 10월 청주 M15 공장 준공으로 인한 낸드플래시 생산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공장에서 월 20만장(웨이퍼 기준) 가량의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M15 공장의 생산 캐파(CAPA)도 M14와 유사한 수준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12월 충칭 후공정 공장의 중장기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1년까지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충칭 후공정 공장은 2018년부터 착공에 들어간 덕에 2018년말 기준 자산이 5403억원으로 2017년 말의 3880억원 대비 39% 증가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자산은 6497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0% 늘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또한 투자와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충칭 공장

SK하이닉스는 충칭 후공정 공장 투자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현대전자 시절 운영하던 이천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을 반도체 후공정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공사에는 5000억원이 투입된다. 모두 낸드플래시 생산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보완 투자 성격이다.

다만 1분기 후공정 라인 증설 등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에도 사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다. 낸드플래시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재고가 늘어 올해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2조~3조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증권가의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수급 불균형과 재고 조절을 위해 낸드플래시 생산을 감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낸드플래시 업황도 전세계의 부진한 흐름과 동일한 추세다. 특히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화웨이 제재가 시작되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화웨이에 대한 국내 반도체 업체의 납품이 줄어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해당 사업 적자가 예상되지만 SK하이닉스는 재고가 소진되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투자를 지속하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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