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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해외주식 거래 '딜레마' [thebell note]

서정은 기자공개 2019-07-08 08:21:55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3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올 들어 부쩍 열을 올리는 사업이 있다. 바로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다. 증권사들은 거래 가능 국가를 늘리고, 각종 아카데미와 이벤트를 열며 거래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대형사들은 일찌감치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주식 거래시 드는 최소 수수료를 폐지하며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해외주식이 주목을 받는건 성장세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 규모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2014년 44억달러였던 거래 규모는 2018년말 100억달러까지 올랐다. 올해 5월까지 거래된 규모는 110억달러(약 13조)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선 상태다.

고객층이 넓은 대형사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꽤 있다. 우선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낮춰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잘만 하면 다른 증권사 고객까지 빼올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여기에 출혈 경쟁을 감내할 수 있는 튼튼한 자본력도 뒷받침된다.

문제는 울며 겨자먹기를 해야하는 중소형사다. 이들은 고객 기반이 없기 때문에 대형사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하지만 인력, 인프라, 자본력 어느 측면에서도 이들을 이기기 어렵다. 설령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더라도 소수 고객들을 활용해 추가적인 비즈니스를 뽑아낼 여지가 제한적이다. 아무리 해외주식 거래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1800조원 넘는 국내 주식 거래규모에 비해 약 1% 남짓에 그친다는 점도 부담이다.

기자가 만난 중소형사들의 스탠스는 크게 두가지였다.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일단 뛰어들거나다. 전자에 해당하는 증권사들은 WM 사업에 대해 의지가 꺾인 곳들이 상당수였다. 후자에 해당하는 곳들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런 태도라면 해외 사업에서 대형사들을 이기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대형사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강소기업들을 보면 차별화된 경영전략이나 상품을 통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일본 미쯔오카자동차의 경우 토요타그룹의 0.01%에도 못미치는 규모지만, 고객들이 수개월 대기를 해야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대기업에서 따라하기 힘든 제조공정으로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는 차를 다수 발매한 덕이다. 중소형사들이 무의미한 경쟁을 끝내려면 미쯔오카자동차처럼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전략을 찾는 것이 시급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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