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아임뉴런 "한국판 브로드연구소…뇌질환 극복할 것"김한주 대표, 창업 두달만에 100억 조달…유한양행 3.6조 BD 경험 살려 '연구소기업' 승부수
서은내 기자공개 2019-07-08 09:18:32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8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임뉴런은 개인적인 오랜 꿈과 유한양행, 성균관대의 전략적 공감대가 결합된 벤처다. 하버드와 MIT가 만든 '브로드인스티튜트' 같은 연구소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다."김한주 전 유한양행 R&D BD 팀장 이사(41)가 아임뉴런바이오사이언스(이하 아임뉴런)를 창업하고 100억원 규모 시드 자금을 유치했다.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는 지난 5일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뇌질환 관련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기초과학에 집중한 '연구소기업'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김한주 대표는 최근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1조원 규모 기술이전계약을 포함해 얀센, 길리어드와의 딜 등 총 3조원 규모 기술수출의 막판 조력자 중 한명이다. 김 대표는 펜실베니아의대에서 임상통계를 공부하고 앨러간, 노바티스, 에이자이에서 글로벌 신약과제 바이오통계 부문을 총괄하며 네 번의 글로벌 신약 허가 경험을 쌓았다. 이후 이정희 사장과 남수연 전 유한양행 연구소장이 김 대표를 R&D 전략 팀장으로 유한에 영입했다.
5일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열린 아임뉴런 오픈하우스 행사는 김 대표의 창업 취지와 앞으로의 계획을 잘 보여주는 자리였다. 산학협력단 건물 내 사무실에는 유한양행의 이정희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과 성대법인 인사들이 함께 모여 아임뉴런의 오픈과 투자유치를 축하했다. 아임뉴런은 유한양행과 성대 킹고투자파트너스로부터 각각 60억원, 40억원 자금조달을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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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뉴런은 김 대표가 올초 회사를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정희 사장 등 경영진들과 함께 유한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세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고민해온 결과물이다. 그렇다고 자회사는 아니다. 유한양행의 아임뉴런 지분율은 20% 미만이며 김 대표가 최대주주인 독립된 회사다. 수년 전부터 벤처 설립을 계획했던 김 대표는 지난해 이정희 사장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당시 이 사장은 "기왕 창업을 한다면 힘들게 다른 곳에서 투자를 받을 필요가 있겠냐"며 지원과 협력을 제안했다.
김 대표와 이정희 사장은 '뇌질환'에 주목했다. 뇌질환은 현재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영역이다. 그는 "뇌혈관의 물리적 장벽 탓에 뇌에 충분한 약효가 도달하지 못하며 약물이 뇌에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없어 정량적인 평가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다면 면역신경학이 신약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데에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사명 '아임뉴런'도 면역신경학(immuno-neurology)의 앞 글자를 땄다.
아임뉴런은 김용호, 서민아 교수가 연구해온 43억원 규모의 9가지 물질 특허를 성균관대로부터 양도받았다. 김용호 교수는 펩타이드 단백질을 구조적으로 디자인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민아 교수는 난치성 뇌질환 전문가로서 뇌혈관을 투과하는 물질을 이미징 기술로 저장, 정량 평가하는 플랫폼 기술이 주력이다. 두 교수 덕분에 아임뉴런은 성균관대 N센터(나노 및 뇌과학 중심 연구센터)의 역량도 활용할 수 있다. N센터는 아임뉴런의 연구 및 개발을 뒷받침할 MRI 등 각종 실험과 검사 분석 장비를 대규모로 갖춘 시설이다.
김 대표는 "아임뉴런의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뇌질환에 적용될 것"이라며 "그동안 글로벌 빅파마들이 요구하는 물질이나 기술을 정확히 겨냥하기 위해 탐구해왔다"고 말했다.
아임뉴런은 설립 두달만에 시딩 라운드에서 100억원의 투자유치를 마무리지었다. 유한을 중심으로 성균관대 킹고투자파트너스가 연합해 각각 60억원, 40억원씩 아임뉴런 신주를 받는 형태다. 킹고투자파트너스는 성대법인 및 성대 동문들의 투자금을 모은 신생 벤처캐피탈이다. 최근 유한양행은 성균관대와 파트너십을 맺고 뇌질환 분야 공동 연구개발의 뜻을 공식화한 바 있다. 아임뉴런은 이 계획이 실행된 1호 벤처인 셈이다.
김 대표가 대학교 내 창업을 결심한 것은 아임뉴런을 기초과학의 산실인 대학 랩실과 연계한 '연구소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뜻이 담겼다.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상 중이다. 기술이전도 그 중 하나이며 새로운 사업개발팀이 생기면 스핀오프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기술집약적인 조직으로서 회사가 중심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몰려와 즐겁게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유한양행에 근무 당시 유한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의 경영철학을 마음에 깊게 새겼다. 유일한 박사는 청교도 정신에 기반해 '기업의 이윤 추구가 단순히 개인의 영달이 목적이 아닌,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자 사회 이익 환원을 향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켜냈다.
김 대표는 "단순히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IPO하는 일반적인 벤처의 길을 가고싶지 않다. 대한민국의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바이오 중추 회사로 성장해 공익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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